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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포스트자본주의: 새로운 시작》:
자본주의가 자연히 사망할 것인가?

영국 저널니스트 폴 메이슨의 새 책 《포스트자본주의: 새로운 시작》은 “포스트자본주의” 세상이 노동자 혁명 없이도 등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데이브 수얼이 주장한다.

〈채널 4〉[영국의 방송사]의 폴 메이슨은 기업 소속 저널리스트이지만 그리스의 보통사람들 편에 서서 보도한 듯 비친 몇 안 되는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새 책 《포스트자본주의: 새로운 시작》에서 자기가 바라는 대안을 설명한다. 메이슨은 소위 패배한 노동계급을 대신해 변화를 가져올 새 세력을 찾아 나선다.

이 책은 “오늘날 세계에서 주요 단층선은 네트워크와 위계질서 사이에 있다”고 주장한다. 노동자와 사장이 아니라 말이다.

메이슨은 1970~80년대에 노동계급이 한물갔다고 선언한 안토니오 네그리, 마이클 하트, 앙드레 고르 같은 이론가들이 시대를 너무 앞서나갔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제는 “자본주의가 자신의 무덤을 팔 새로운 사회 세력”, 바로 “네트워크로 연결된 개인들”을 “집결시켰다”고 본다.

《포스트자본주의: 새로운 시작》, 폴 메이슨 지음, 더퀘스트, 536쪽, 2017년 1월

메이슨은 “내일의 청년들”에게 혁명이라는 “실패한 실험”을 되풀이하지 말라고 충고하며 이렇게 말한다.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좌파가 할 수 있는 가장 용감한 행동은 혁명이라는 신념을 버리는 것이다. 옛 사회 안에서 새 사회의 요소들을 건설하는 것은 분명히 가능하다.”

메이슨은 인터넷이 이끄는 새로운 “지식 경제”(아래 기사 참조)에 관한 사장들의 과장 광고를 믿는다.

하지만 책의 대부분은 오직 노동자 혁명만이 자본주의로부터 인간성을 해방할 수 있다고 주장한 19세기 공산주의자 카를 마르크스를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이다.

메이슨은 노동계급 문화, 전통, 공동체가 계급 정체성과 계급 연대의 기반이었는데, 마거릿 대처, 신자유주의, 성 해방, 소셜미디어가 이 모두를 허공으로 날려 버린 듯하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탄광촌에서 브라스 밴드가 사라지기 훨씬 전에도 사회 변화는 자본주의의 특징이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는 《공산당 선언》에서 이렇게 썼다. “고정되고 단단히 얼어붙은 모든 관계들은 … 완전히 사라져 버리고, 모든 새로운 것은 단단하게 자리 잡기 전에 낡은 것이 된다.

“모든 견고한 것은 공기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모든 성스러운 것은 모독당한다. 인간은 마침내 자신의 실제 생활 조건, 인류와 자신의 관계를 냉철하게 마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계급 관계를 없애 버리지는 않는다.

메이슨은 위기 이론을 다루며 1917년 러시아 혁명을 이끈 볼셰비키, 볼셰비키를 학살한 스탈린의 반혁명을 똑같이 취급한다.

메이슨은 볼셰비키가 당시의 위기로 자본주의가 파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말한다.

제1차세계대전이라는 전례 없는 공포 속에서 사회주의자들에게는 체제가 죽기 직전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볼셰비키 지도자 레닌은 분명하게 경고했다. 자본가에게 “완전히 희망이 없는 상황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메이슨은 볼셰비키가 전복한 정부의 장관이자 멘셰비키인 니콜라이 콘드라티예프와 그의 장기 순환 이론을 크게 지지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콘드라티예프는 통계를 임의로 뽑아 자본주의 역사를 25년의 호황기와 25년의 불황기 “순환”에 끼워 맞췄다.

메이슨은 복잡한 체계면 모두 순환 패턴을 이룬다고 주장하며 무엇이 이러한 순환을 이끄는지에 관해 콘드라티예프가 설명한 것은 기각한다.

그리고 콘드라티예프가 자본주의가 길게 보면 안정적이라는 것을 보여 주려 했던 반면, 메이슨은 순환이 자연스럽게 “체제 전환”으로 이어지며 쇠락할 것이라 생각한다.

두 사람 다 역사를 인간의 손에서 떼어 내고는, 미심쩍은 수학을 이용해 만든 엄격한 패턴에 고정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결정론 때문에 메이슨은 지배자들이 부추기는 억압과 분열에 대해 그들의 책임을 면제시킨다. 인종차별적 우익이 발흥하는 것은 단지 난민들을 “선진국 사람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일 뿐이라는 것이다.

또, 여성 해방은 “남성의 생물학적 권력을 단번에 불가역적으로 무효화”시키는 것이며 이제 거의 완성됐다고도 한다. 성 차별적 사회에 살고 있는 많은 여성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메이슨은 혁명가들이 국가를 이용해 위로부터 사회주의를 도입하고 싶어 한다고 비난하며, “포스트자본주의”가 [사람들의 삶을] 아래로부터 번창하게 할 것이라고 한다.

그는 온라인 P2P 네트워크와 “풀뿌리” 푸드뱅크부터 전통적 협동조합과 신용조합에 이르기까지 포스트자본주의가 이미 형성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체제에 의해 짓밟히거나 포섭되고 있다. 그래서 메이슨은 이렇게 주장한다. “우리는 자본주의가 농노들을 땅에서 쫓아낼 때 그랬던 것처럼 규제를 활발히 이용해 그것들을 육성해야 한다.”

강압적 국가 권력이 메이슨의 솜털 보송보송한 신세계를 받는 산파가 되는 것이다. 이윤 또한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올바른 법률이 있다면 “대기업도 변화를 이끌어 가는 데 매우 유용할 수 있다”고 한다.

점진적 변화에 대한 메이슨의 신념은 “모든 혁신은 우리를 필요 노동 제로의 세계로 더 가까이 이끈다”는 그의 주장에 기초한다.

그는 마르크스가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의 ‘기계에 관한 단상’에서 자기 의견과 매우 비슷한 말을 했다고 주장한다.

‘기계에 관한 단상’은 기계 체계가 생산을 거의 자동으로 운영하는 미래를 묘사하며, “노동자들 자신은 그저 의식이 있는 연결 장치로 기능할 뿐이다” 하고 말한다.

메이슨은 하트와 네그리를 따라 이 단상이 마르크스의 다른 저작과 모순된다고 말한다. 메이슨이 보기에 이 단상은 자본주의의 종말이 노동자가 아니라 기술을 통해 올 것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하지만 이는 요점을 놓친 시각이다.

기계는 살아 있는 노동자들을 지배하게 된다. 하지만 기계는 “많은 노동자가 함께해야만 작동할 수 있”으며 심지어 “노동자로 하여금 야만인이 하던 것보다 더 오래, 노동자 자신이 가장 단순하고 조야한 도구로 일하던 때보다 더 오래 일하도록 강요한다.”

마르크스는 이렇게 지적했다. 자본주의가 “노동을 기계로 대체하지만, 한 부문의 노동자를 야만적 노동으로 되돌려 버리며, 다른 부문을 기계로 바꾼다.

“그것은 지성을 생산하지만, 노동자에게는 우둔함과 백치병을 가져다준다.”

자본주의 생산은 자유롭고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 수단을 가져다준다. 그러고 나서는 그 가능성을 질식시킨다.

“포스트자본주의” 사회는 자본주의의 시체 위에서야 등장할 수 있다.

첨단 기술 산업에서는 사장에게 노동자가 필요 없는가?

메이슨이 첨단 기술 일자리에 열광하는 것을 보면 구글에서 구인 광고를 막 보고 나온 것 같다. 그는 “오늘날 비디오 게임 디자인 회사의 분위기를 보면 놀이와 노동이 상당히 자유롭게 공존하면서도 결과물을 생산해 낼 수 있다”고 기쁜 듯 말한다.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이 일과 여가의 경계를 흐리고 있는 듯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21세기 노동자가 집에서 업무 이메일을 읽는 것은 19세기 노동자가 가내에서 “잔업”을 하는 것만큼 신나는 일이다.

더 심각한 주장은 자본주의에는 희소한 상품이 필요한 반면 [지금의] 경제는 갈수록 풍부한 정보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메이슨은 인터넷이 자본주의와 양립 불가능하고 이미 뭔가 새로운 것으로의 전환을 강제하고 있다고 본다.

예컨대 페이스북과 구글 같은 독점기업의 부상은 시장이 인터넷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것을 보여 주는 듯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경쟁에는 더 강한 기업이 약한 기업을 집어삼키면서 독점으로 향하는 경향이 항상 있다.

메이슨은 소셜미디어 기업의 가치는 노동자의 생산이 아니라 이용자의 참여에서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생산의 중심이 유지 보수를 필요로 하는 기계보다 자유롭게 복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옮겨 가고 있고, 그 덕분에 생산에서 노동이나 자본이 거의 들지 않는 “한계비용 제로” 상황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하드웨어가 있어야 작동한다.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 그 소프트웨워를 구동시킬 노동자, 지원 업무를 할 IT 직원도 필요하다.

메이슨이 보기로 자유로운 정보의 세계에서 자본가들은 위기로부터 회복하는 데 필요할 새 시장을 찾아내거나 창출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자본가들은 그런 가능성을 어떻게 해서든 찾아 낸다.

유전학의 발전은 생명체를 상품으로 바꿀 수 있다. 네슬레 회장 페터 브라베크-레트마테는 물을 민영화하고 싶어 한다.

자본주의가 가치를 매기지 않는 중요한 것들이 있다는 말은 옳고, 이 때문에 자본주의는 우리의 필요와 양립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건 언제나 문제였지 해결책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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