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 방한:
사드 배치를 밀어붙이고 동아시아를 화약고로 만들려는 “미친개”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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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2월 2일), 전쟁광으로 악명이 자자해 “미친개”라 불리는 신임 미국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가 방한한다. 미국 국방장관이 첫 순방지로 한국을 택한 것은 지난 20년간 없던 일로, 외교 방문으로 보여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매티스는 이미 그가 우선시하는 과제를 분명히 밝힌 바 있다. 1월 31일 매티스와 국방장관 한민구는 전화 통화를 하며 사드는 계획대로 배치돼야 함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 밖에도, 오는 3월 키리졸브·독수리 연합 훈련을 전후해 미국의 전략 자산이 한국에 배치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겨냥한 조처인 듯하다.
미국의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 안보계획 담당 연구원 패트릭 크로닌은 “매티스의 방한은 억지력 강화[를 위한 것인데] … 이를 위해 [매티스는] 긴장이 고조되는 동북아 지역에서 핵심 동맹[인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것”이라 풀이했다. 이어서 크로닌은 “매티스는 한미동맹을 확고히 해 모든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며, 이를 위해 “[박근혜] 탄핵으로 한국 대선이 최대 5월 초까지 당겨질 수 있음을 감안해 … 매티스와 한국 측 모두가 사드 배치 일자를 대선 전으로 당기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강조는 모두 인용자).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행보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지난 30일 트럼프 자신이 황교안과 길게 통화하며 “억지력 확대를 포함, 전방위적 군사 능력을 동원”할 것이며, 한미 양국의 “공동 방위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것만 봐도 그렇다.
또, 트럼프는 취임 직후부터 잇달아 명령을 발표하면서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국방장관에 내린 지시서에 “미군 재건”을 촉구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지시서 첫머리부터 “힘을 통한 평화”(레이건의 표현이다)를 재차 언급한 트럼프는, 국방비 증액을 위해 시퀘스터(연방정부 예산 자동 삭감) 조처를 철폐하고 2017년 회계년부터 군비 관련 긴급 예산을 편성해 핵 전력과 미사일 방어(MD)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같은 행보는 점증하는 미·중 갈등을 염두에 두는 것이다. 트럼프는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연속선 상에 있으면서도 더 강경하게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이 점만큼은 (구체적 방법에서는 조율이 필요할지라도) 트럼프 정부뿐 아니라 미국 지배계급 다수가 공감대를 형성한 바다.
그런 공감대 속에서 트럼프는 취임 한 달도 안 되는 시점인 2월 10일에 일본 총리 아베와의 정상회담을 예정했고, 백악관 대변인 션 스파이서는 트럼프 정부 최초의 정례 브리핑에서 남중국해를 “하나의 국가[중국]가 지배”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강경한 개입 의지를 드러냈다. 매티스 역시 이번 순방에서 한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해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부적절한 행동에 결연히 대응”하기 위해 미일 동맹을 다질 것이라 공언하기도 했다. 그 연장으로, 한국에게도 남중국해 문제에 협력할 것을 요구할 공산이 크다.
이를 위해 트럼프 정부도 (미국이 지난 수십 년간 그래 왔듯) ‘북한 문제’를 명분으로 삼고 있다. 매티스 자신이 이번 방한·방일의 의미를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 꼽은 것은, 소위 ‘북한 문제’를 발판 삼아 동북아로 힘을 투사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해야 한다. 게다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응한 선제 타격까지 운운하는 것을 보면, 이들은 세계적 경쟁에서 미국 지배자들의 우위를 굳건히 유지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할 자들임을 명백히 알 수 있다.
2004년 이라크 팔루자에서 학살을 주도했던 “미친개” 매티스는, 중부사령관 시절에 “우리[미국]를 거스르면, [미국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1만 년 동안 잊지 못할 일을 해 주겠다”고 을러댄 바 있는 자다. 이런 무도한 자를 앞세운 트럼프 정부가 동아시아에서 활개치는 오늘날, 이 지역의 갈등과 모순, 불안정성은 더한층 깊어질 것이다. 우리가 매티스 방한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