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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
“난민 환영”을 외치며 수십만 명이 행진하다

‘파시즘과 인종차별에 맞서 단결하자’ 활동가이자 스페인의 혁명적 사회주의 단체 ‘마르크스21’ 회원인 데이비드 카발라가 현지에서 고무적인 소식을 전한다.

2월 1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는 정부한테 더 많은 난민을 수용하라고 요구하며 30만 명이 행진했다.

이 시위는 규모가 엄청났고 정말이지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참가했다.

"핑계는 이제 그만! 난민들을 당장 환영하라!"

맨 앞에서 메인 현수막을 들고 대열을 이끈 사람들 중에는 ‘파시즘과 인종차별에 맞서 단결하자’에서 활동하는 흑인과 무슬림들이 있었다.

바르셀로나의 많은 노점상들은 세네갈이나 감비아 등 아프리카 나라 출신의 이주민들인데, 그들도 최근 조직을 결성해서 행진에 참가했다. 흑표범당 출신의 활동가도 그들과 함께 행진했다.

바르셀로나 노점상들은 바르셀로나 시(市) 정부의 탄압에 맞서려고 조직을 결성했다. 그들은 보수당이 시 정부를 이끌던 시절에 혹독하게 탄압받았고, [2015년 선거로] 좌파가 집권한 뒤에도 종종 탄압을 받는다.

시리아 난민과 좌파 활동가들은 아랍어로 연대를 뜻하는 단어 “타다몬”이라 쓰여진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 그들은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의] 퇴진을 요구하고 러시아와 서방의 폭격을 모두 반대했다.

[바르셀로나가 속한] 카탈루냐 주의 독립을 요구하는 가장 큰 운동 단체 두 곳이 이날 시위에 사람들을 동원했다. 행진 대열 곳곳에서 카탈루냐 독립을 상징하는 깃발을 볼 수 있었다.

‘우리의 집은 여러분의 집이다’라는 이름의 캠페인이 벌어졌는데, 그 핵심 구호는 “우리는 난민들에게 살 곳을 주고 싶다”였다. 그리스 섬들에 고립된 난민들을 돕는 자원 활동에 나섰던 젊은 방송인들이 주축이 돼 이번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들은 18일 시위를 지지하며 2월 11일에 “난민을 위한 대형 콘서트”를 개최했고, 카탈루냐 주요 TV 방송국들이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카탈루냐의 최고위 정치인들도 18일 시위를 지지한다며 콘서트에 참석해 VIP석에 앉았다.

TV에서는 매일 18일 시위가 광고됐다. 뉴스와 특별 프로그램뿐 아니라, 심지어 정치 풍자 프로그램에서도 거론됐다.

카탈루냐 주정부 등 카탈루냐의 독립을 지지하는 정당(중도 우파 포함)이 모두 이 시위를 지지하고 건설했다. ‘그러면 그냥 난민을 받아들이면 되잖아?’ 하는 질문이 당연히 제기된다.

그들의 대답은 이렇다. ‘스페인 중앙정부가 우리를 막고 있고, 카탈루냐가 독립을 달성하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러나 그들은 갈수록 커지는 압력에 직면해 있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카탈루냐 주정부가 독립 찬반투표를 시행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러나 카탈루냐 주정부는 언젠가는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반자본주의 정당 민중연합(CUP)은 “핑계는 그만 대라”는 캠페인을 벌였다. 그들은 독립을 원한다면 지금 당장 중앙정부의 말을 거부해야지 먼 미래로 미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번 시위는 스페인인들이 난민을 환영한다는 것을 보여 줬다. 그러나 상층 조직들의 주도력이 강해 한계도 있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더 커다란 요구는 배제하는 방식으로 조직된 것이다.

원래는 “이주민법 반대한다”는 구호가 주요 현수막 중 하나로 제작될 예정이었지만 “카탈루냐는 누구나 환영하는 땅입니다”로 바뀌었다.

행진에 참가한 많은 사람들은 인종차별 반대 활동에 처음 참가한 사람들이었다. 그런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게 된 것은 아주 멋진 일이지만, 우리가 꾸준히 투쟁을 조직해야 한다는 과제도 보여 준다.

‘파시즘과 인종차별에 맞서 단결하자’는 이번 시위의 주요 조직자의 일부로 참여했다.

이번 시위는 무슬림 혐오와 극우 세력에 맞선 활동에 대한 지지가 느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인종차별에 맞선 투쟁에서 무슬림 혐오와 극우파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쟁점이고, 우리는 그에 맞서는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54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