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비학생 조교 교무처 앞 연좌농성:
“해고 철회하고 고용안정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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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 해고 철회하라”, “고용안정 보장하라!”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소속 비학생 조교들이 3월 2일 서울대 교무처 복도에서 연좌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수년간 서울대 당국은 2년 이상 고용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 기간제 법을 어기고 비학생 조교들을 비정규직으로 써 왔다. 노동자들은 이에 맞서 1년 가까이 싸웠고, 결국 지난해 12월 대학 측은 정년 보장을 약속했다. 박근혜 정권 퇴진 운동과 함께 박근혜 정권이 비민주적으로 임명한 총장 성낙인의 문제가 터져 나온 상황에서 학교 측이 한발 양보를 한 것이다.
그런데 학교 당국은 약속을 즉각 이행하지 않고 정년을 보장받으려면 노동조건 후퇴를 받아들이라고 압박해 왔다. 임금을 4분의 1이나 삭감하고, 고용 주체를 총장이 아니라 단과대의 기관장으로 바꾸고, 사학연금에서 국민연금으로 전환하라고 강요해 왔다.
노동자들은 임금 삭감은 부분적으로 수용할 수 있을지라도 고용은 총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총장이 아니라 기관장이 고용하면 노동자들은 서울대학교가 직접 고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비정규직처럼 된다. 노동자들이 기관에 따라 갈갈이 쪼개져 더욱 열악한 조건을 강요당할 가능성도 크다.
이런 문제를 두고 교섭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학교 당국은 2월 28일로 계약 기간이 만료된 노동자 33명을 해고했다. 정년을 보장하겠다던 약속한 두 달 만에 뒤집은 것이다.
이에 맞서 노동자들은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송혜련 대학노조 서울대지부 교육부장이자 비학생조교 조합원 공동대표는 “해고가 철회될 때까지 농성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농성에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한 교수는 조교들에게 힘내라고 빵을 사서 오고, 여러 학생과 직원들이 컵라면과 초코파이 등 지지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위해 서울대 본부를 점거중인 ‘본부점거본부’의 학생들도 “돈벌이를 위해 학교 구성원들의 권리는 내팽개친 본부에 맞서 함께 싸우자”며 지지 메시지와 연대 물품을 전달했다.
약속도 어기며 부당하게 노동자들의 처우를 후퇴시키려는 서울대학교 당국의 행태에 맞선 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당하다. 학교 당국은 즉각 부당 해고 철회하고, 고용안정 보장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