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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리아 폭격은 미·러 간 긴장을 높일 것이다

시리아로 순항 미사일을 발사하는 미 해군

미국이 러시아의 후원을 받는 시리아 정권을 폭격하면서 세계 최강대국들의 군사적 대립 가능성이 커졌다.

4월 7일 미군은 시리아 공군 비행장을 향해 순항 미사일 59발을 발사했다.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명령한 이 공격은 시리아인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공격이 있었다고 4월 4일에 보도되기 시작했는데, 트럼프는 그 결과를 보고 경악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화학무기 공격에 살해된 “예쁜 아기들”에 연민을 느끼는 듯 말하지만 전혀 믿음이 안 간다. 그는 시리아 난민들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원천 차단하려고 거듭 애써 왔고, 그 탓에 시리아 난민들은 계속 고통당하고 목숨을 잃는 처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폭격 장면을 목격한 사람은 “거대한” 폭발로 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이 완전히 파괴됐다고 에 말했다. 시리아군은 여섯 명이 죽고 일곱 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 제프 데이비스 대위는 자랑하듯 이렇게 말했다. “[폭격은] 시리아 항공기, 병참 시설과 설비,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공격 능력을 심각하게 손상시키고 파괴했다.”

미군과 러시아군은 둘 다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이하 아이시스)를 공격하며 2015년부터는 상호 충돌을 피하려고 정보를 교환해 왔다. 러시아 정부는 미국의 시리아 폭격으로 이 “항공안전협정”이 폐지될 수 있다고 대응했다.

러시아 정부는 미국의 작전을 “명백히 시리아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불렀다.

러시아 언론들도 미사일 59발 중 23발만이 목표물에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명중률이 더 높을 수 있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미군이 아무리 “스마트” 공격과 정밀 조준을 자랑하더라도 폭격은 항상 심각한 “부수적 피해”를 남긴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그 동맹자들은 군사작전을 급속히 확대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추가 공격이 뒤따르느냐 아니냐는 “시리아 정권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했다.

영국군은 미국 주도 아이시스 공격 작전의 일부로서 이라크와 시리아를 공격하고 있다. 보수당 소속의 영국 국방부 장관 마이클 페론은 미국의 시리아 폭격이 “완전히 적절”했지만, “이번 폭격을 새 군사작전의 시작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폭격은 선례를 남겼고, 그동안 트럼프를 반대해 온 많은 정치인들이 이제는 그에게 더 나아가라고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와 대권을 놓고 경쟁했던 힐러리 클린턴은 폭격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의 공군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상원의원 존 맥케인과 린지 그레이엄은 시리아 폭격을 “신뢰할 만한 첫 걸음”이라고 칭찬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아사드의 공군을 …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의회 내 자유주의 그룹의 의장이자 전 벨기에 총리인 히 버르호프스타트는 “처음으로 트럼프를 반대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신호

시리아 정권을 공격한 것은 트럼프로서는 큰 변화다. 물론 이것이 트럼프의 첫 군사작전인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군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에서 벌이는 전쟁에 더 깊숙이 개입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트럼프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긴장을 완화하겠다고 해 왔다. 그 뜻이 얼마나 강경했는지, 미국의 많은 자유주의자들이 트럼프를 러시아의 꼭두각시라고 비난할 정도였다.

트럼프의 입장 변화는 백악관 수석 전략가 스티브 배넌이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배제된 다음 날에 나온 것이다. 배넌은 백인 우월주의 단체인 “대안우파” 출신자이고 미국 기득권층이 큰 불만을 느끼는 인물이다.

시리아 폭격은, 미국 기득권층이 돌출 행동을 일삼는 트럼프에게 자신들의 의제를 받아들이게 하는 데 성공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미국의 시리아 폭격은 시리아인들에게는 나쁜 소식이다. 미국, 영국, 유럽 정부들이 진정으로 시리아인들의 삶을 걱정한다면, 시리아 난민들의 유입을 가로막는 잔혹한 일을 그만둬야 한다.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 공격을 저질렀다는 것은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지만 설득력은 없다. 아사드 정권은 자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는 잔인한 정권이다.

그러나 서방의 폭격은 중동을 대량 학살의 땅으로 만드는 데 일조해 왔고, 앞으로도 대학살을 가중시키기만 할 것이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54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