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원인이 “우울증”?
〈노동자 연대〉 구독
영화배우 이은주 씨의 죽음 이후 자살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자 주류 언론과
물론 현대 사회가 가하는 압력 ― 경쟁
무엇보다 이런 분석은 자살을 정상인과는 구별되는 병적인 상태와 결부시킴으로써 사람들의 관심을 자살의 진정한 원인인 사회 구조가 아닌 개인의 삶으로 돌려놓는다.
또, 자살을 낙오자, 소심한 사람, 심약하고 유약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일종의 사고로 여기게 한다.
심지어 자살을 유전적 요인이나 마약, 음주, 독신 등 이른바
그리 되면 자살은 어느덧 개인의 운명이나 의지에 달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독일의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그의 저작 《자살론》
모든 통계에서 인종, 성별, 음주, 정신병, 유전, 종교는 한 사회 내에서의 자살률 증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이 드러났다.
오히려 자살률은 사회 구조 전체가 바뀌거나 혹은 그에 준하는 커다란 사회적 변화가 있을 때만 변했다.
예컨대 실업 증가, 가족 해체, 직업그룹
반면 에밀 뒤르켐이 살았던 1848년 프랑스의 혁명이 전 유럽을 뒤흔들었을 때 유럽 전체의 자살률은 격감했다.
노무현 정부는
하지만 사람들이 생명을 하찮게 여겨서 자살을 하는가?
언론이 이은주 씨의 죽음에 선정적인 조명을 비추던 바로 그 날, 또 다른 자살자 29명 ― 이 나라에서는 48분당 한 명씩, 하루에 30여 명이 자살한다 ― 의 죽음은 그들의 삶과 마찬가지로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전쟁과 신자유주의가 더 격렬한 생존 경쟁을 강요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노동으로부터 소외돼 있는 한 자살은 크게 줄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