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의 정치적 파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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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의당 간부가 증거를 조작해 문재인의 아들 문준용의 취업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민의당은 검찰 수사망이 좁혀 오자 제보 조작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유미라는 개인이 국민의당 전체를 속인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를 믿기는 매우 어렵다. 이유미가 안철수의 제자인 점, 이유미와 안철수를 잇는 고리인 이준서를 안철수가 영입했다는 점, 안철수가 일주일이나 침묵하다가 간접적으로 해명한 점 등이 의구심을 지울 수 없게 한다.
국민의당 지지율은 폭락했다. 다른 곳도 아닌 호남에서 자유한국당보다도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호남 지역구를 거의 석권하면서 제3당 지위를 거머쥔 국민의당이 사실상 붕괴한 것이다.
국민의당의 위기에는 더 본질적인 정치적 배경이 있다. 첫째, 이 당의 태생적 구조 문제다. 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간 호남 의원들 다수는 문재인이 장악한 민주당에서는 지난해 총선에서 공천 받기 어려웠다. 그래서 민주당을 나가 안철수 중심으로 뭉쳐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니 대선에서도 무리수를 던진 것이다. 증거 조작에 관해 국민의당이 한 해명이 사실이라면, 이용주, 김인원 등 검사 출신자들조차 허위 증거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둘째로, 국민의당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국민”이라는 식으로 민주당 오른쪽에서 그리고 새누리당 왼쪽에서 당을 자리잡게 하고자 했다. 그러나 정치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국민의당이 자리잡으려던 정치적 지반 자체가 매우 협소해져 버렸다. 게다가 이 협소한 지반 위에 새누리당을 탈당한 바른정당이 경쟁자로 들어오면서 어려움은 더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