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난민 지난해 역대 최대치 기록:
매정하고 잔혹한 제국주의의 희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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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난민기구가 발표한 ‘2016년 글로벌 동향 보고서’를 보면, 2016년 세계 난민은 6천5백60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6년 한 해 동안에만 1천30만 명이 새로 난민이 됐다. 1분에 20명씩 생긴 셈이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세계 난민의 절반이 18세 이하 아동이라는 점이다. 그중에서 부모 등 보호자가 없는 아동도 7만 5천 명이나 된다.
수년째 내전과 강대국들의 개입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시리아 출신 난민이 1천2백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콜롬비아(7백70만 명), 아프가니스탄(4백70만 명), 이라크(4백20만 명), 남수단(3백30만 명), 수단(2백90만 명), 콩고민주공화국(2백90만 명), 소말리아(2백60만 명), 나이지리아(2백50만 명), 우크라이나(2백10만 명), 예멘(2백10만 명)이 그 뒤를 이었다.
이 지역들은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이 앞장서 퍼뜨린 신자유주의 정책과 외채라는 굴레, 미국·유럽·러시아 등이 벌인 제국주의 침략 전쟁, 제국주의 강대국의 개입 때문에 더 격화된 내전을 겪는 곳들이다. 즉, 세계 난민은 잔혹한 제국주의의 희생자들이다.
그러나 제국주의 강대국들은 난민 사태에 전혀 책임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미국은 약 27만 명, 독일은 약 67만 명, 영국은 약 12만 명, 프랑스는 약 30만 명, 이탈리아는 약 15만 명, 러시아는 약 23만 명을 난민으로 인정해 받아들였다. 다 합쳐도 약 1백74만 명으로, 전체 난민의 2.7퍼센트도 안 된다. 경제 규모가 세계 92위밖에 안 되는 우간다가 94만 명을 받아들였다. 선진국들이 우간다보다도 인색한 것이다. ‘국제사회 노력 박차’ 운운하는 것이 참으로 낯 뜨겁다.
그러므로 강대국들이 비용을 핑계로 대는 것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오히려 강대국들은 전쟁과 무기에 쓰는 돈을 더 늘리며 잠재적으로 난민 문제를 더 악화시킬 일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국방예산을 5백40억 달러(약 61조 원) 증액했다. 그러나 미국의 2017년 유엔난민기금 공여액은 약 9억 달러(약 1조 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유럽연합은 ‘요새화된 유럽’(Fortress Europe) 정책의 일환으로 국경 순찰과 단속을 강화해 난민 유입을 막고 있다. 이 때문에 해마다 수천 명이 지중해에 빠져 죽는다.
난민 발생의 최대 책임자들인 강대국들은 난민을 위해 국경을 개방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도 세계적 난민 사태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을 지지하며 파병했다. 미국과 서방이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는 것을 적극 지지했다. 아직도 레바논에 파병돼 있는 동명부대는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환을 가로막는 이스라엘을 사실상 거들고 있다.
난민인권센터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접수된 난민 신청은 7천5백42건이다. 그중 98명만이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난민 인정률이 0.8퍼센트에 불과한 것이다. 이 비율은 최근 몇 년 동안 계속 떨어져 왔다.
한국의 난민 수용은 대폭 확대돼야 한다. 난민들은 한국 정부도 동참한 제국주의 전쟁이 낳은 피해자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