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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 위해 안전 내팽개친 기아차 사측 :
노후 설비 교체하고 고소·고발 철회하라

기아차 화성공장 조립 1부 노동자들이 노후 설비 교체와 고소고발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에 나섰다.

사건의 발단은 여름휴가 직후인 8월 7일 조립 1부 하체반에서 생겨난 안전 결함이었다. 자동차 하체 조립라인의 가드레일에 17곳이나 금이 가 틈이 생긴 것이다(크랙 발생). 가드레일은 작업자들 위로 지나가는 차량들의 무게(2톤이 넘는다!)를 지탱하는 구실을 하는데, 그곳에 생긴 크랙을 방치하면 자칫 큰 인명 사고가 날 수도 있다.

조립 1부 하체반에서는 근래 수 차례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다. 노동자들의 거듭된 요구에도 사측이 노후 설비 교체와 안전을 위한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발견된 사측 문건을 보면, 지난달에 조립 1부에서만 무려 63곳에 크랙·불량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립라인 가드레일 곳곳에 생긴 틈에 땜질이 돼 있다 ⓒ제공 기아차 노동자

8월 7일에도 곳곳에서 크랙이 발견됐지만, 사측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땜질을 하겠다’며 얼렁뚱땅 생산을 지속하려 했다. 대의원·산업안전위원들이 라인을 중지시키고 항의하자, 부서장은 그제서야 “추석 전에 가드레일을 전면 교체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사측의 태도가 돌변해 배짱을 부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9일에는 해당 선거구 대의원 이명환 동지와 산업안전위원 임국빈, 박영근 동지를 고소·고발하기까지 했다.

이에 조립 1부 노동자들은 △전 공장에 대한 안전점검 실시, △노후 설비 교체, △고소·고발 철회 등을 요구하며 항의 캠페인을 시작했다. 1~3공장의 조립부서 대의원들은 8월 18일로 예정된 기아차지부 대의원 회의에서 화성 공장 차원의 파업 등 투쟁 계획을 제안하기로도 했다.

모두를 위한 투쟁

사측은 돈벌이에 혈안이 돼 노동자들의 안전을 내팽개치고 있다. 고소·고발은 활동가들을 표적 삼아 안전을 위한 투쟁을 약화시키려는 야비한 술수다.

기아차 노동자들은 2000년대 초 현장 파업 등을 벌여 작업중지권을 따냈다. 사고가 발생하면 일단 작업을 중단시키고 안전 대책을 강구한 후에 작업을 재개하는 제도와 관행을 만들어 온 것이다. 그런데 2000년대 중반부터 이것이 흔들렸다.

사측은 2004년에 안전 대책을 마련하기 전에 우선 라인부터 가동한다는 ‘안전사고 처리규정’을 강요했고, 우파 집행부가 여기에 합의해 버렸다. 그러나 현장 조합원들이 강력히 반발해 이듬해에 이 합의가 폐기됐다. 개악을 주도했던 사측 관리자 송교만은 슬로바키아 공장으로 쫓겨났다.

2008년 세계경제 위기 이후 사측은 현장 통제와 작업중지권 공격을 강화했다. 현대·기아차 공장 곳곳에서 탄압이 이어졌고, 2010년에는 현대차 이경훈 집행부가 다시 ‘선 라인 가동’을 담은 개악에 합의해 버렸다. 나중에 노동자들의 반발로 개정됐지만, 일부 예외 규정을 두는 후퇴까지 막지는 못했다.

올해 판매 축소로 고전하고 있는 사측은 다시금 안전을 위한 투쟁을 공격하고 나섰다. 2004년 작업중지권 개악을 시도했던 송교만이 다시 화성공장에 지원실장으로 복귀해 이번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따라서 이번 투쟁은 단지 조립 1부 조합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화성지회 집행부는 사태를 수수방관하지 말고 적극 방어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그동안 작업중지권이 약해진 데에는 집행부가 그 투쟁을 해당 부서만의 문제로 방치했던 것이 주요했다.

무엇보다 기아차의 현장 활동가들이 발 벗고 나서 투쟁을 확대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안전을 위한 투쟁은 우리 모두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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