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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 요구에 대한 지지 정서를 거리에서 확인하다

얼마 전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대책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가이드라인은 문재인이 당선 직후 인천공항공사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던 선언이 민망할 정도로 불충분하다. 정규직 전환 방식이 자회사 고용 등 무늬만 정규직인 ‘중규직’일 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전환 대상에 무기계약직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더욱 고약한 것은 전환 대상에서 기간제 교사와 학교 비정규직 강사들을 제외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 당시 아이들을 한 명이라도 더 살리려 자신의 목숨까지 바친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은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그간 순직이 인정되지 않았다. 학교 현장에서 정규직 교사와 똑같이 아이들을 책임지고 교육하던 노동자인데도 단지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을 구하다 하늘의 별이 되어서도 차별받았던 것이다.

나는 건대역에서 〈노동자 연대〉 219호를 공개 판매하며 학교 기간제 교사들의 정규직화 요구가 대중적 정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비정규직 정규직화 요구는 대다수의 사람들의 삶의 문제이며 광범위한 지지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화하라”는 표제의 〈노동자 연대〉를 펼치면서 판매를 시작함과 동시에 지나가던 청년이 두 부를 구매했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 요구에 동의하면서 연설을 들었다. 한 여성 노동자는 정말 수고한다고 응원하며 신문을 구매했다. 그는 학교 비정규직 급식 노동자였다. 그는 “비록 당장 정규직화는 어려워도 계속 싸우는 게 중요하다”며 기간제 교사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했다. 또한 “학생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 문제에 관심 갖고 정규직화 투쟁을 지지하는 것이 인상 깊다”며 판매 활동 사진을 찍어 가기도 했다.

가판이 끝나갈 무렵, 서울도시철도공사 청소 노동자 두 명이 우리 가판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물어 보니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 서명을 하러 왔다고 했다. 지갑을 가지고 나오지 않아 신문을 구매하지 못해 아쉽다고 하면서 기간제 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했다.

거리에서 비정규직 정규직화하라고, 군비가 아니라 교육과 복지 재정을 늘리라고 주장하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간제 교사 투쟁에 연대하자고 호소하는 활동이 의미 있음을 다시 느꼈다.

기간제 교사들의 정규직화 요구가 정당하고 대중의 지지도 상당한데 전교조 지도부가 이를 지지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노동자연대 성명 ‘비정규직 교사·강사 정규직화하라’를 읽어보시오.)

기간제 교사들의 투쟁은 이를 흠집 내려는 자들의 주장과 달리 그들만의 일자리를 위한 싸움이 아니다. 학교 현장에서 교육의 질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투쟁이다. 취업 전선에 나선 수많은 청년과 교육을 받고 있는 청소년 같은 미래 세대를 위한 투쟁이기도 하다.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비정규직이 될 처지에 놓여 있음을 알고 있었고, 그 때문에 앞장서서 싸우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현하려 했다. 기간제 교사들의 정규직화 요구를 지지하며 함께 연대를 건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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