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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 판결을 뒤집은 중앙노동위원회 규탄한다:
동광그룹은 동광기연 노동자 고용 승계 보장하라

8월 25일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가 동광기연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한 경기 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 판결을 뒤집었다. ‘공장이 이미 매각된 터라 구제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사측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문재인 정부 등장 이후 동광기연 등 장기투쟁 작업장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이라 기대했던 노동자들은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자동차 내장재 부품 회사인 동광기연은 올해 1월 말 공장을 매각하고 노동자 60여 명을 문자로 해고했다. 사측은 공장을 매각하기 70일 전에 노조에 알리고 고용을 보장하기로 약속한 노사 합의도 깡그리 무시했다. 이 모든 일은 ‘경영상 어려움’이란 말로 정당화됐다.

그러나 “인천판 삼성 재벌”이라 불리는 동광그룹이 ‘경영상 어려움’ 운운하는 것은 거짓말에 불과하다. 3천억 원의 자산과 국내외 1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동광그룹은 최근 수년 동안 여러 개의 자동차 부품사를 설립했고, 동광기연 인천공장을 매각한 대금과 은행차입금으로 회장 일가가 소유한 계열사 지분을 고가로 매입하거나 무이자 대여를 하는 등 불법·편법을 동원해 재산을 불려 왔다.

8월 30일 투쟁 결의를 다지는 동광기연 노동자들 ⓒ출처: 동광기연지회

노동자들은 그동안 동광그룹이 계열사 중 유일하게 노동조합이 있는 동광기연을 눈엣가시처럼 여겨 왔다고 말한다. 공장을 매각하기 전에 동광기연을 배제하고 다른 계열사에 물량을 몰아 준 것도, 공장을 매각하고 하루아침에 정리해고를 한 것도 노동조합을 파괴하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인천판 삼성 재벌

부당해고 이후, 동광기연 노동자들은 지난 8개월 동안 강추위와 무더위, 경제적 압박 등 온갖 어려움을 견디며 부당해고 철회,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투쟁해 왔다. 인천의 여러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노동운동 단체들도 이 투쟁에 연대하고 힘을 보탰다.

4월에 나온 경기지노위의 판결은 노동자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 동광기연의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했기 때문이다.(〈노동자 연대〉 206호, ‘경기지노위, 동광기연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 판정 “현장으로 돌아갈 때까지 투쟁하겠다”’) 비슷한 때 인천지방법원도 “동광기연의 해고는 무효이며 노사합의에 따라 그룹 관계사들이 고용 보장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8월 11일에는 김영주 노동부장관이 동광기연 문제를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광그룹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동광그룹은 노동자들의 고용을 승계하기는커녕, 악명 높은 김&장 법률사무소와 계약하고 재심을 청구했다. 동광그룹은 중노위 판결 직전에 열린 교섭에서도 "국내 공장에는 고용할 수 없다. 중국 공장에 10명만 신규로 채용할 수 있다“며 노동자들을 우롱했다.

동광그룹은 “한국GM의 생산물량 저하로 다른 계열사도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며 고용 승계를 거부하면서도, 정작 노동조합이 요구한 자료(국내외 관계사 전체 인원 및 근로조건과 한국GM과의 수주 현황 등)는 내놓지 않고 있다.

중노위 판결에도 불구하고 동광기연 노동자들은 “기업 경영진의 부만 축적하고 노동자는 정리해고하는 잘못된 관행이 더 이상 답습되지 않도록”(이동진 조합원) 끝까지 투쟁하겠다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노조는 앞으로 해고 무효 소송 등 할 수 있는 모든 법적인 대응도 해 나갈 예정이다.

“조합원들은 전부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했어요.” (나병권 조합원)

“[중노위 판결이] 실망스럽지만, 투쟁이 달라질 것은 없어요. 중노위 소식을 접하고 겨울에 쓸 난로랑 솜바지 작업복도 준비하자는 얘기들을 했어요. 끝까지 투쟁할 겁니다.” (오문숙 조합원)

“설령 중노위가 부당해고를 판결했어도 사측이 순순히 수용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아직 우리가 할 수 있는 법적 대응이 여럿 남아 있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투쟁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동주 조합원)

부당해고 철회와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흔들림 없이 투쟁하고 있는 동광기연 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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