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에 나서는 KTX 승무원들 :
철도공사가 KTX 승무원의 임금·처우·고용을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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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앞둔 9월 29일과 30일 철도노조 코레일관광개발지부가 파업에 돌입한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철도공사의 자회사로, KTX 열차승무원과 열차 내 판매 승무원들을 고용하고 있다.
이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 열차 내 판매 업무 폐지 철회, 능력가감급제 폐지, 직장 내 성희롱 문제 해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파업은 2006년 KTX 여승무원 파업 이후, 11년 만에 벌어지는 파업이다. 철도공사 직접 고용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KTX열차승무지부도 후배들의 파업을 응원하고 있다.
코레일관광개발 승무원 노동자들은 2013년 11월 철도노조 산하 지부로 가입했다. 당시 철도노조는 민영화 반대 파업을 앞두고 커다란 사회적 지지를 받고 있었다.
승무원들은 노조 설립 이후 열악한 임금과 처우를 대폭 개선하라고 요구해 왔다. 그러나 현재 승무원의 60퍼센트는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고, 6년 이상 근무해도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최근 4년간 한 해 고작 1~2퍼센트 정도만 인상됐는데, 이는 물가인상률에도 못 미칠 뿐 아니라 정부의 인상률 방침 수준(4~5퍼센트)에도 턱없이 못 미친다.
게다가 “능력가감급제”를 시행해 승무원이 속한 지사의 지사장이 내리는 평가에 따라 급여가 지급된다. 이 결과에 따라 최고 30여만 원의 임금 격차가 난다. 관리자들의 평가로 임금이 결정되니, 노동자들은 연·병가를 사용했다고, 노조에 가입했다고, 휴일근로를 거부했다고 임금 삭감을 당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여승무원들이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해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 심지어 상습적 성희롱 가해자를 더는 안 마주치게 해 달라는 요구조차 묵살당하고 있다.
또한, 코레일관광개발은 열차 내 판매 업무를 연내 폐지할 계획으로 판매 승무원들을 전환배치하겠다고 한다. 말이 전환배치지, 여성이 하기 힘든 일을 맡겨 괴롭히는 식으로, 사실상 회사를 나가라는 압박이다.
이런 불만들 때문에 KTX 승무원들은 파업을 결의했다.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4백여 명 가운데 투표율 94퍼센트, 찬성률 91퍼센트로 파업이 압도적으로 가결됐다.
코레일관광개발지부는 “원청이 하청 노동자에 대해 책임을 다” 해야 하고, 자회사 노동자들을 “비용 절감의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철도공사는 이 노동자들의 임금과 처우를 책임지고 개선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자회사 정규직은 비정규직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이들의 처우와 조건은 여느 간접고용 비정규직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실제 사용자인 코레일이 이들을 책임지고 직접 고용해야 한다.
철도노조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여 함께하는 것은 올바르다. 정규직 열차승무원 지부장들은 지난 20일 공동성명을 통해 “상시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철도공사가 직접 고용하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특히 “열차승무 업무는 전부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며 코레일관광개발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지지했다. 기층에서 연대를 건설해 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