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무기계약직 노동자들 농성 돌입: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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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일 서울지하철노조 소속 무기계약직(업무직) 노동자들이 서울시와 사측에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서울교통공사 본사 앞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현재, 서울교통공사 사측은 사규에도 없는 8급 신설, 경력(근속기간과 호봉) 미인정 등 기존 정규직과 차별을 두는 정규직 전환 방안을 내놨다.
지난 7월 서울시와 박원순 시장은 이번에는 ‘무늬만으로 생색’내는 정규직 전환이 아닌 온전한 정규직화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서울교통공사의 미흡한 방안에 대해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이런 무책임한 태도에 노동자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서울지하철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은 ‘차별을 두는 정규직 전환 방안’을 거부하기로 결정하고 온전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10월 24일과 28일에는 서울시청 앞에서 박원순 시장이 책임 지고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을 이행하라며 집회를 했고, 11월 2일에는 농성에 돌입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10월 19일, 서울지하철노조 집행부는 무기계약직을 7급으로 전환하되 승진에 유예기간을 두는 식으로 차별을 하는 방안을 노조의 입장으로 채택했다.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호소에도 이런 입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무늬만 정규직
농성 돌입에 앞서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은 “업무직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며 시작한 정규직 전환 논의인데 … 온갖 차별적 내용만 무성하다”며 “당사자인 업무직들은 참담한 심정이다”고 밝혔다.
서울지하철노조 소속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모임인 서울교통공사 업무직협의체 임선재 공동대표는 지금 논의되는 정규직 전환 방안들에 대해 “무늬만 정규직이고 업무직 시절과 나아진 것이 없다 … ‘차별을 정당화하는 정규직 전환 아니냐’는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며 “박원순 시장은 뒷짐 지고 있지 말고 책임을 다하라”고 주장했다.
반갑게도 서울지하철노조와 도시철도노조 정규직 활동가들도 기자회견에 참가해 “차별 없는 정규직화”를 주장하며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농성 돌입에 지지를 보냈다.
기자회견 이후 무기계약직 노동자들과 정규직 활동가들은 서울교통공사 본사 앞으로 이동해 농성을 위한 천막을 설치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사측은 청원경찰을 앞세워 천막 설치를 방해했다. 심지어 사측이 경찰에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천막 철거를 요청해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서울시가 ‘소통과 협치’를 강화한다며 근로자이사제를 도입한 대표적인 산하 공기업에서 말이다.
다행히 경험 많은 정규직 활동가들이 사측과 경찰의 방해를 앞장서서 막아 내 무사히 천막을 설치할 수 있었다. 무기계약직 조합원들은 정규직 활동가들의 지지와 연대로 큰 힘을 얻었다.
그런데 사측이 경찰까지 동원해 농성을 가로 막는데도 서울지하철노조 집행부가 소속 조합원인 무기계약직 조합원들에게 아무런 지원도 하지 않고 방관한 것은 유감이다.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한편, 11월 1일에 열린 서울교통공사 내 3개 노조 간 정규직 전환 방안 협의에서 이견으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논의가 중단됐다. 민주노총 소속의 서울지하철노조 집행부는 차별을 두는 기존 안을 폐기하고 원칙 있게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 입장을 내려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농성 돌입 투쟁에서 했듯이,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을 지지하는 서울지하철노조와 도시철도노조의 정규직 활동가들이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농성 투쟁을 지지·엄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서울지하철노조 무기계약직 노동자들과 정규직 활동가들은 11월 12일 전국노동자대회를 앞두고 다음 주 목요일(11월 9일)에 “차별 없는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는 공동 집회를 할 예정이다. 서울지하철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