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청은 임금 삭감 시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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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2일 전국공무원노조 서울지역본부 마포구지부가 마포구청의 수당 삭감 시도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얼마전 마포구 소속 공무원들의 임금을 삭감하려고 “관행개선 TF”를 만들었다. 출장여비, 특근매식비, 초과근무수당 등 사실상 임금으로 지급되던 예산을 '나쁜 관행' 쯤으로 치부해 삭감하고 지급 기준을 강화하려 하는 것이다.
마포구지부 조합원들은 1인 시위 등을 벌이며 수당 삭감 시도에 항의했다. 그 결과 마포구청장은 “근무조건 후퇴가 없도록 하며 즉시 교섭에 응한다”고 지부와 합의했다. 그런데 최근 구청장이 일방적으로 합의를 깨고 “관행개선 TF”회의를 강행하려 했다. 마포구지부 조합원들은 이에 항의해 기자회견을 개최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50여 명이 참가했다. 전국공무원노조 부위원장과 전국공무원노조 서울본부, 서울지역 지부장들이 대거 참가해, 마포구청의 삭감 시도에 항의했다.
“내년도 신규 9급 공무원 1호봉 시급은 6852원, 월급은 140여만 원으로 2018년 최저임금 시급 7530원, 월급 150여만 원보다 적다. 서울시와 마포구의 생활 임금 190여만 원에는 훨씬 못 미치는 실정이고, 공무원 임금은 2016년 민간부문 임금의 83.2퍼센트 수준에 불과하고 이는 2004년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해 오고 있다.”(손의창 마포구지부장)
이 때문에 공무원들에게 출장여비 등 각종 수당은 임금 보전 수단이었다.
임금 보전 수단
이번 수당 삭감 공격은 마포구청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행정안전부 장관 김부겸은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에 공문을 보내 출장비 실태 조사를 요청했다. 이런 정부 정책에 호응해 마포구청장이 “관행 개선”을 내세워 공무원들의 수당을 삭감하려 한 것이다. 그래서 이 날 기자회견에는 서울본부 소속 지부장들이 대부분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이재섭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각종 공무원들의 수당을 축소시켜 일자리 재원을 만들겠다고 한다.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700조 이상 사내유보금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에 대한 법인세 인상, 부자 증세로 가능하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삭감하고, 마녀사냥해서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정규직 임금을 빼앗아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하향 평준화일 뿐이기에 결단코 동의할 수 없다.”
노동자연대 김광일 활동가도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정책을 비판했다.
“공무원 노동자들의 임금을 계속해서 깎여왔다. 2015년 연금을 개악하고, 올해 임금 인상률은 축소됐다. ‘관행 개선’을 빌미로 수당을 축소해 또 다시 임금을 깎겠다고 한다. 마포구청의 수당 삭감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 맞닿아 있다. 공정임금을 말하면서 사실상 정규직 노동자들과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임금을 압박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데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은 허황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정의당 조영권 마포구 위원장은 “박홍섭 구청장의 업무 추진비는 전국 1위로 시군구의 평균 3배라고 한다. 깎으려면 구청장 업무추진비부터 깎아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취소
마포구지부 조합원들의 항의에 놀라 마포구청은 이날 오전에 예정된 “관행개선TF” 회의를 취소했다. 통쾌한 승리다. 그러나 수당 삭감 공격이 정부의 공공부문 임금 공격의 일환이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일 것이다.
손의창 마포구지부장은 “일방적인 소득 삭감을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투쟁의 의지를 밝히면서 “마포구의 나쁜 관행이 다른 시, 다른 자치구로 전파되는 것을 막을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공무원 마포구지부의 투쟁을 지지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