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김경진 규탄 기자회견:
김경진은 성소수자 차별적 국가인권위법 개악 시도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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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7일 오전 11시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김경진 의원이 국가인권위원회법의 ‘성적지향’ 차별 금지 조항을 삭제하려는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경진은 실정법에서 유일하게 성소수자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성적지향’ 항목을 빼는 개악안을 발의하려 한다. 명백한 성소수자 차별이다. 이런 본질을 물타기하려고, 김경진은 ‘성적지향’ 대신 ‘고용형태’를 넣자고 한다. 그러나 성소수자와 비정규직 권리가 서로 대립될 이유는 없다. 오히려 김경진의 시도는 차별받는 두 집단을 이간질하는 것일 뿐이다.(관련 기사: 국민의당 김경진은 국가인권위법 차별금지 사유에서 ‘성적 지향’ 삭제 시도 철회하라)
반갑게도 이런 이간질에 맞서 성소수자 단체들과 민주노총 등이 신속하게 규탄 기자회견을 조직했다. 오늘 기자회견은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공동행동,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이 주최했고, 노동자연대, 녹색당,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등 15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개악 시도 철회하라”, “김경진은 사죄하라”, “차별금지법 제정하라”고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명숙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공동행동 집행위원은 ‘촛불’ 정부 하에서도 성적지향에 대한 차별이 여전한 상황을 규탄했다.
정혜경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은 노동자들의 요구가 적힌 ‘몸자보’를 입고 기자회견에 참가했다. 정 부위원장은 ‘촛불’ 정부 하에서도 여전히 수많은 노동자들은 차별을 받고 투쟁을 하고 있다면서, “모든 차별과 혐오에 반대한다. 이를 위한 투쟁을 계속 전개할 것이다. 그리고 그 투쟁 대상에 이제 김경진 의원도 포함됐다”고 발언했다.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노동자와 성소수자를 이간질하는 시도에 반대해 민주노총이 기자회견 조직에 나선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주최 단체들은 국민의당과 김경진의 위선을 이렇게 꼬집었다. “현재 민주노총은 국회 앞에서 비정규직 노동3권 보장과 비정규직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여의도 광고탑 위에서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목동 열병합발전소 고공에서도 파인텍 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당이 진정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을 없애고자 한다면 성소수자 차별 면피용으로 끼워 넣기 할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요구에 답해야 한다.”(기자회견문 중)
이진희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은 김경진의 시도가 ‘성적지향’과 ‘고용형태’ 차별 사이에 서열을 매기는 것이라 규탄하면서 여러 차별들을 배제하지 않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참가자들은 국민의당 당사에 직접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한편, 오늘 오후 2시애는 김경진의 지역구인 광주에서도 규탄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경진은 성소수자 차별적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악안 발의 시도를 철회하라.
[기자회견문]
반인권법 발의시도하는 김경진 규탄한다!!
김경진 국민의당 국회의원, 성적지향 삭제하는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악안 발의시도 철회 촉구 기자회견문
성소수자 배제야말로 차별이다. 국민의당 김경진 국회의원의 국가인권위원회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시도 즉각 철회를 촉구한다.
국민의당 김경진 국회의원은 11월 21일 국가인권위 일부개정법률안 발의를 위해 공동발의 요청 공문을 국회의원들에게 발송했다. 지난 9월 자유한국당이 국가인권위원회법 내 ‘성적지향’을 삭제하기 위한 개정안을 발의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제안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김경진 의원이 제안하는 개정안은 '성적지향'을 삭제하고 비정규직, 간접고용 형태의 차별행위를 포함할 수 있는 ‘고용형태’를 추가한다는 점이다.
그는 국가인권위원회법이 동성애를 옹호하고 동성애에 대한 긍정적 가치판단의 오해를 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성적지향을 삭제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말인 즉, 성소수자는 누군가에게 긍정적으로 오해될 수 있기 때문에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표현만 완곡해졌을 뿐 그의 논거는 처음부터 성소수자를 부정적인 존재,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찍는 차별을 바탕으로 한다.
물어보자. 인권에 자격을 물을 수 있는가? 자격을 물을 수 있는 주체는 누구이며, 인정받는 대상은 누구인가? 그는 인권의 가치를 짓밟은 자신의 개정안을 다른 의원들에게 제안한다. 이는 자신이 성소수자를 반대하기 때문에 다 같이 반대하자고 선동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소위 인권변호사 출신 국회의원이라는 자가 고수해온 인권의 가치가 누군가를 삭제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라면, 그는 명실상부 인권을 모독하는 정치인의 반열에 들어 마땅하다.
더욱이 성적 지향 삭제를 조장하는 와중에 평등권 운운하며 고용형태를 포함하자는 태도는 인권에 대한 거만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이는 차별금지 대상에 누군가를 지우고, 다른 누군가를 집어넣는 저울질을 인권으로 부르는 것이나 다름없다. 인권의 자격을 따지며 포함과 배제를 판단하는 것은 노골적으로 사람의 순번을 매기는 행위다. 배제를 전제한 포함은 인권을 차별에 대한 면피용 대체재로 소비하는 작태다. 이는 인권을 마치 시혜품목인 양 치부한다는 점에 명백히 반인권적이다. 여론이 맞지 않으면 언제든 인권을 반대할 자세가 되어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인권과 존엄에 자격을 묻고 순번을 매기는 태도는 시민사회의 분열을 조장한다. 이런 식으로 고용형태를 넣는다면 노동자들이 환영할까? 비정규직 철폐에 대해 어떤 노력도 보이지 않는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이 차별금지항목에 고용형태를 넣는 것은 오랜 시간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권 쟁취를 위해 싸우는 이들을 우롱하고 모독한다. 현재 민주노총은 국회 앞에서 비정규직 노동3권 보장과 비정규직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촉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며 여의도 광고탑 위에서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목동 열병합발전소 고공에서도 파인텍 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당이 진정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을 없애고자 한다면 성소수자 차별 면피용으로 끼워 넣기 할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요구에 답해야 한다.
비단 이는 일개 국회의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당 강령은 ‘개인과 집단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성평등 실현 및 사회적 약자의 인권 존중과 공정한 법집행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한다’고 밝힌다. 하지만 성평등을 논하며 성소수자가 민감한 사안이라 미뤄두고 침묵하며 심지어 삭제하는 작태는 저들의 성평등 강령이 반인권으로 점철된 빛깔 좋은 선동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반인권적 개악안이 발의될 경우 책임은 반드시 국민의당에 있다. 김대중 정부에서 설립된 국가인권위의 위상을 국민의당이 추락시키는 것과 다름없다.
정치인으로서 차별금지 대상의 자격을 묻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차별에 노출된 이들에게는 직접적인 폭력과 삶의 위협으로 돌아온다. 인권에 순서를 매기고, 자격을 따지는 정치인들의 존재가 여전히 ‘성소수자에게 인권은 목숨’이라는 구호를 유효하게 만드는 까닭이 여기 있다. 인권의 판관인 양 행동하는 김경진의원의 태도는 명백히 성소수자 혐오를 바탕으로 하는 차별행위다. 합리적인 척 성소수자를 희생양삼아 보수진영을 결집하고 차별을 강화하며 노동자를 분열시키는 반인권적 작태는 어떤 경우라도 용납할 수 없다. 성소수자를 배제하기 위해 성적지향을 삭제하는 개정 법률안은 애초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정신을 위반하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국민의당 김경진 국회의원에게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김경진 의원은 성적지향을 삭제한 개정조항 발의시도를 즉각 철회하라!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 발의가 평등을 증진하기 위함이라는 목적이라면 고용형태를 포함한 다양하고 복합적인 차별을 규율할 수 있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마련하라!
2017.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