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정규직화, 빼앗긴 임금과 복지 복원: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파업을 결의하다
〈노동자 연대〉 구독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이 12월 8일 하루 파업을 결의했다. 노동자들은 박근혜 정부 시절 빼앗긴 임금과 복지를 되돌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2015년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을 공격하려고, 공공부문 노동자들부터 쥐어짰다. 사상 최대의 공무원연금 삭감에 이어 '공공기관 정상화'를 내세운 임금피크제, 성과급제 도입 등 임금 개악이 추진됐다. 서울대병원 사측도 성과급제 도입을 밀어붙였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이런 공격에 맞서 파업을 벌인 끝에 박근혜의 성과급제 전면 도입은 막아냈지만 휴가와 자녀 대학 등록금 지원 등 각종 복지 지원을 삭감 당하는 등 피해도 적지 않았다. 사측은 노동자들의 불만을 무마하려고 당장은 큰 손해가 없는 것처럼 말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늘어가는 구조로 임금체계를 뜯어고쳤다.
박근혜가 쫓겨나고 그가 추진한 성과급제 등 노동개악들이 적폐로 지목돼 철회되고 있는 만큼, 당시 임금체계 개악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빼앗긴 임금과 복지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완전히 정당하다. 무엇보다 박근혜를 쫓아내는데 중요한 구실을 한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에게 이를 요구할 충분한 자격이 있다.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은 문재인 자신이 내세운 핵심 공약들인 "양질의 일자리 창출", "저출산 극복",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의료 공공성" 약속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얼마나 열악한지는 지난 몇 년 사이 집중 조명된 바 있다.
야간노동이 불가피한 병원에서 만성적 인력부족은 살인적인 노동강도로 이어진다.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병원 노동자들에게 이런 상황은 여성 노동자들이 출산 이후 직장에 복귀하지 못하게 만드는 치명적인 걸림돌이다. 이는 또다시 인력부족으로 이어지고 특히, 숙련 노동력이 부족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임신과 출산이 아니어도 무지막지한 노동강도에 상대적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은 입사 몇 년 만에 병원을 떠나는 일이 부지기수다. 이는 의료의 질을 낮출 뿐 아니라 환자의 안전까지 위협한다.
따라서 인력과 임금 등 노동조건을 개선하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임금을 삭감한 박근혜의 적폐는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문재인이 약속한 비정규직 정규직화도 제대로 이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서울대병원 비정규직 1600명 중 절반도 안 되는 무기계약직·기간제 노동자들만 그것도 일부는 심사를 거쳐 정규직화하겠다고 한다. 노동강도를 완화하고 양질의 공공일자리를 늘리려면 이들도 모두 즉시 정규직화 돼야 한다.
아직까지 문재인 정부는 노동자들의 요구에 묵묵부답이고, 오히려 고(故) 백남기 농민 사인 은폐에 책임이 있는 대표적 의료 적폐 서창석이 아직도 서울대병원 원장 자리를 꿰차고 앉아 이런 조처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자는 당장 해임돼야 한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투표율 85.3퍼센트, 찬성율 91.2퍼센트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시키고 12월 8일 파업을 선언했다. 12월 7일에는 임시대의원대회와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 연장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의 파업에 지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