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세제 개편:
30년래 최대폭의 부자 감세안이 미국 상원을 통과하다
〈노동자 연대〉 구독
12월 2일 1조 5000억 달러[한화 약 1600조 원] 규모 감세안이 미국 상원에서 통과됐다. 부자들은 환호했다.
미국 기득권층 다수는 도널드 트럼프를 불안정하고 예측 불가능하다고 여길지 모르지만, 실제로 트럼프의 이번 감세안은 그들을 위한 ‘종합선물세트’였다.
이날 통과된 법안의 골자는 법인세를 현행 35퍼센트에서 20퍼센트로 감면한다는 것이다.
연방정부 합동조세위원회와 의회예산국은 (두 기구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다) 이번 세제 개편안이 역진적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개편으로 최하층의 세금은 오르고 상류층의 세금은 내려갈 것이라고 추산했다.
서민 증세와 복지 삭감 때문에 극빈층의 부담은 더 커질 것이다. 이들을 쥐어짜서 상류층에 떡고물을 주게 될 것이다.
현재 미국의 소득 불평등은 150년 만에 가장 심하다.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다.
공화당은 [검토할 시간이 없게 하려고] 개편안 표결 직전에 479쪽짜리 수정사항을 제출하는 작태를 보였다.
[공화당이 제출한 수정안 때문에] 이날 통과된 개편안에 부담적정보험법, 소위 “오바마케어” 일부를 제약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래서 약 1300만 명이 의료보험 없이 방치될 것이다. 이뿐 아니라 ‘북극권 국립야생보호구역’에서 원유와 천연가스 채굴도 허용했다.
운동 단체 ‘페어택스’[‘공정과세’라는 뜻]의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다. “공화당이 세제를 개혁하려 덤벼드는 모양새를 보고 있노라면 정말이지 주저앉아 울고 싶어집니다.
“공화당은 주(州)와 지자체에서 걷는 지방세의 세액공제를 없애고자 합니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이 이끄는 주들이 타격을 입을 것입니다.
“공화당은 개별 과세 등급을 바꾸려 하지만 상류층의 세율은 건드리지 않으려 합니다.”
상원에서 공화당은 52석, 민주당은 48석을 점하고 있다. 이전까지 트럼프는 입법 단계에서 공화당 의원들의 표를 충분히 확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공화당 의원들이 일치단결해 계급 전쟁에서 이처럼 잔혹한 공격에 나서도록 힘을 실어 줬다.
이전에 (예컨대 트럼프가 ‘오바마케어’를 폐지하려 할 때) 트럼프에 반대했던 상원의원들도 이번에는 트럼프의 감세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상원의원 존 매케인은 올해 초 트럼프의 [‘오바마케어’ 폐지] 공세를 저지하는 데 힘을 보태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매케인은 이번 세제 개편안은 지지했다. 그가 연초에 반대했던 의료보험 개악안을 포함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번 세제 개편안에 저항하는 시늉을 했다. 그들은 반대 연설을 하며 핏대를 세웠지만 내용 면에서는 무능했다.
민주당은 대기업과 부자들에게 떡고물을 얹어 주는 것에 원칙적으로 전혀 반대하지 않는다.
11월 말 민주당 상원의원 몇 명은, 트럼프의 감세안과 근소하게 다른 감세안을 상정했다.
이들은 공화당에 이런 식으로 손을 내밀었다. “[우리 안대로 하면] 상원에서 70표를 얻을 수 있는데 왜 50표에만 만족하려 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