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파에 노출돼 일하는 전기 노동자 백혈병은 산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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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건설노동조합은 2월 27일 오후 1시부터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고(故) 장상근 조합원의 산재 승인을 촉구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는 전기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려내기 위해서다.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27일에 故 장상근 조합원의 산재 승인 여부를 판정한다.
故 장상근 조합원은 26년간 전봇대를 오르내리며 살아 있는 전기를 만지며 일하던 전기 노동자였다. 평소에 건강했던 그는 2015년 갑자기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고 4개월 만에 사망했다. 유족들은 고인이 급성백혈병을 얻은 원인을 활선작업에 따른 전자파 노출 때문이라 생각하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를 신청했다.
근로복지공단은 故 장상근 조합원의 백혈병이 업무와 관련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의뢰해 역학조사를 실시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진행된 역학조사 결과 전기 노동자들은 대부분 10마이크로테슬라(10μT, EU에서 정한 기준)를 넘는 자기장에 노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건설노조의 자체 조사 결과에서도 2016년에 암 및 뇌심혈관 질환 등 중대재해에 걸린 조합원들이 26명이었다.
전기 노동자들은 일의 특성상 하루 종일 극심한 전자파에 노출된다. 전기 노동자들의 암 발생률이 현격하게 높은 이유는 전자파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현대의학이 전자파와 직업성 질환의 명확한 연관성을 아직 밝히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는 앞으로 밝혀나가야 할 과제다.
최근 대법원도 발병 원인으로 의심되는 요소들과 질병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 현재의 의학적·과학적 수준에서 곤란하더라도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다며 업무상 질병의 입증 책임을 대폭 완화하고 있다.
건설노조는 결의대회를 통해 산재 승인을 촉구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일할 수밖에 없는 전기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려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