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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대 당국, 페미니즘·동성애 옹호 강연 개최·참가 학생에 무기정학
부당한 징계 철회하라

2월 22일 한동대학교 당국이 페미니즘과 동성애를 옹호하는 강연을 개최·참가했다는 이유로 재학생 석지민 씨에게 ‘무기정학’을 통보했다.

한동대 당국은 지난해 12월 학내 동아리 ‘들꽃’이 개최한 페미니즘 강연을 문제 삼으며 이 강연을 개최·참가한 학생 5명에 대해 징계 절차를 밟아 왔다. 올해 1월 15일 징계 대상 학생들은 ‘특별 지도’ 처분을 받았는데, 개강을 앞두고 한층 더 높은 징계를 내린 것이다. 나머지 징계 대상 학생 4명에 대한 징계 결과도 곧 통보될 듯하다.

한동대 당국은 교수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한 점, 학생처가 불허한 강연을 강행한 점, 외부 언론 인터뷰 등으로 학교 명예를 손상한 점, 특별 면담 과정에서 개인 면담이 아닌 단체 면담을 요구한 점을 이번 무기정학의 근거로 든다.

그러나 학생들이 했다는 “부적절한 언행”은 강연 당일 고압적 태도로 징계 협박을 하며 강연을 취소하라는 학생처장에게 학생들이 “부끄러운 줄 아시라” 하고 항의한 것이다.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에서 외부 언론에 학교를 비판한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를 징계 이유로 삼은 것은 한동대 당국 스스로도 부끄러운 일을 했음을 시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징계 과정에서 학생들이 단체 면담을 요구한 것도 정당하다. 지금까지 여러 대학들에서 벌어진 학생 징계 사례들을 보면, 학교 당국이 징계 대상 학생들을 따로따로 부르는 개별 면담 방식은 학생들을 회유·압박하고 이간하는 데 유리하게 쓰였다.

〈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번 징계를 논의한 학생지도위원회 소속의 한 교수는 “한동대 교육이념에 틀린 강의”를 연 것이 징계의 핵심 이유라고 밝혔다.

석지민 씨 등 징계 대상자들은 반(反)동성애 특강에 항의하는 팻말 시위를 하고, 학내에서 청소 노동자 투쟁 연대에 앞장선 학생들이다. 학생들이 여성과 성소수자 차별에 대한 토론을 조직하고 참가한 것은 오히려 교육적으로 좋은 일이다.

엄연히 사회에 존재하며 천대 속에서도 살아 가는 성소수자들을 비난한 학교 당국의 처신과 “이념”, 부패한 권력자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각별한 관계를 맺어 온 총장의 행적이야말로 “부적절”한 것 아닌가? 징계 대상 학생들 말마따나 한동대 당국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한동대 당국은 석지민 씨에 대한 무기정학 처분을 즉각 철회하고, 다른 징계 대상자에 대한 징계 시도도 중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