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찰이 ‘다스 소송비 대납’ 수사를 위해 삼성그룹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삼성의 ‘노조 파괴 문건’ 6000여 건을 확보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문서들 중에는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2013년에 폭로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 문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은 이 문건의 “출처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검찰이 출처를 확인할 의지가 없었던 것이다. 당시 법무부 장관은 ‘삼성떡값 의혹’을 받던 황교안이었다.
‘2012년 S그룹 노사 전략’ 문건에는 미행, 사찰, 징계 해고, 유령 노조 설립 등 삼성의 노조 파괴 행위들이 담겨 있었다.
이번에 추가로 압수된 문건 중에는 지난해 작성된 문건도 있다고 한다. 삼성의 ‘노조 파괴’ 범죄가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지난해 2월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이 구속된 이후에도 삼성의 ‘노조 파괴’ 공작은 계속됐던 것이다.
금속노조 경기지부 삼성지회는 유령 노조의 가짜 단협으로 7년 동안 단체협약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신규 노조인 삼성웰스토리지회(금속노조 소속) 노조 간부의 컴퓨터는 원격으로 실시간 사찰되고 있다. 삼성에스원 사측은 노조 설립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18년 전에 만든 유령 노조와 개별교섭을 한다며 신규 설립된 삼성에스원노조와의 교섭을 해태하고 있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서도 신규 분회가 설립되자 원청 관리자가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가입을 방해한 사실이 폭로됐다.
‘무노조 경영’으로 악명 높은 삼성의 모진 탄압에도 노동자들은 노조 건설과 투쟁을 이어 왔다.
삼성그룹 계열사 4개 노조[금속노조 삼성웰스토리지회,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지회, 서비스연맹 삼성에스원노조]는 “노동조합 할 권리를 보장한 헌법과 법률은 삼성의 무노조경영 앞에 무력하다”고 비판했다. 4월 초 공동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노조할 권리’를 요구하며 공동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는 말로만 ‘노동 존중’, ‘노조 할 권리’를 운운하지 말고 삼성의 ‘노조 파괴’ 범죄를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이명박의 ‘다스 소송비 대납’, ‘노조 파괴’ 범죄 등 새롭게 드러난 범죄의 책임자인 이재용을 재구속해야 한다.
삼성그룹사 노동조합들은 “삼성에 노동조합 깃발이 펄럭이는 것이 진짜 세상이 바뀐 징표”라고 외친다. 이들의 “일터의 민주주의” 쟁취를 위한 투쟁은 진정한 변화를 위한 노동자 투쟁의 소중한 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