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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삼성전자노조 2차 집회 예고:
삼성전자 노동조합 인정하라
형편없는 성과급 대폭 인상하라

최근 삼성전자 노동조합(전국삼성전자노조)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1만 명이었던 조합원 수는 3배 가까이 늘어 현재 2만 8000명이 넘었다(전체 직원의 23.5퍼센트).

지난 4월 17일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창사 55년 만에 첫 단체행동을 성공적으로 벌였다.(관련 기사: 본지 502호, ‘성공적이었던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첫 단체행동: 총선 결과 활용해 자신 있게 투쟁에 나서다,’)

삼성전자 노동자들은 반도체와 TV, 가전, 스마트폰 등을 개발·제조·판매하는 일을 한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뿐 아니라, 한국 경제 전체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뭉치고 단체행동에 나선 것이 전체 노동운동에도 뜻깊은 이유다.

성공적이였던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첫 단체행동 4월 17일 화성시 삼성전자 부품연구동(DSR) 앞 ⓒ출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가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배경에는, 반도체 부문의 위기와 그에 따른 고통 전가, 사측의 노조 무시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만이 있다.

사측은 지난해 적자를 이유로 노동자들에게 초과이익성과급을 “0원” 지급했다. 올해도 형편없는 수준으로 지급될 것이 예상되고 있다.

초과이익성과급은 목표 실적의 초과분이 생겼을 때 지급하는 것으로, 노동자 연봉의 최대 50퍼센트까지 지급된다. 노동자가 받는 총 임금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임금체계는 낮은 기본급을 성과급으로 보전하는 구조라 물가 폭등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느끼는 임금 상실은 상당하다.

한 삼성전자 13년 차 노동자는 〈노동자 연대〉에 이렇게 전했다.

“우리는 보너스[성과급] 비중이 높아서 다른 계열사에 비해 연봉이 낮아요. 그런데 올해 회사가 10조 원 이상 영업이익을 내더라도 성과급이 연봉의 4퍼센트 이하로 예상된다고 공지했어요. 왜 4퍼센트인지는 회사 기밀이라며 산정 방식을 밝히지 않아요. 회사에 돈 벌어 주는 ‘캐시 카우’ 역할을 하는데도 막상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건 얼마 없어요.”

지난해부터 “30년 메모리 1위”라는 삼성전자 반도체의 위상이 흔들린다는 얘기가 많다. 2위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가 줄고 있고, 최근 인공지능(AI) 붐으로 수요가 늘어난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의 주도권도 SK하이닉스에게 내줬다.

사측은 위기의 책임과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성과주의가 메인 철학이에요. 성과 내면 확실하게 보상하고 성과가 없으면 보상도 없다는 거죠. 그런데 성과가 안 좋은 책임을 일반 직원들만 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임원들은 성과가 없어도 하나도 잘리지 않아요. 사실 지난해 임원 3분의 1은 잘릴 줄 알았거든요. 직원들 연봉 깎이는 와중에도 임원들은 지난해 3분기에 3000억 원 가까운 장기성과급을 받아 챙겼죠.

“반면, 열심히 야근하고 점심에 운동한 직원들한테 회사가 ‘근[무]태[도] 부정’을 소명하라고 난리를 쳤어요. 심지어 직원들끼리 서로 감시해서 고자질하게 하는 ‘근태 부정 신고제’까지 지난해 말에 도입했어요. 정말 다들 너무 빡쳤어요.

“반도체는 원래 호황과 불황이 왔다 갔다 해요. 지금보다 더 어려운 때도 있었고요. 예전에는 경제 상황이 어려워서라고 이해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조금만 버티면 잘될 거야’라는 희망도 없어요. 개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많이들 해요. 거기엔 임원진의 잘못된 의사결정 탓이 커요.”

근태 부정

사측이 노동조합을 무시하는 것도 노동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 3월 노조와 임금 협상 중에 사측 교섭 대표가 노조 간부에게 욕설을 내뱉는 일이 있었다.

“일반 직원이 다른 직원에게 쌍욕을 했다면 회사가 징계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요. 이런 일에 회사가 항상 조처를 취해 왔거든요. 그런데 전혀 징계를 받지 않는 일을 보고서 회사가 노조에는 뭔가 그래도 되는 것으로 여기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노조에 힘을 실어 주려고 저도 가입했어요.”

또, 사측은 노조와 임금 협상 중에도 3월 31일 노조를 배제하고 노사협의회에서 임금을 결정해 공지했다(5.1퍼센트 인상). 노조가 이에 항의해 단체행동(집회)을 예고하자, 하루 전날 집회 장소에 화단을 설치했다.

“원래 노사협의회에서도 임금 인상 협의는 엄청 오래 걸려요. 그런데 최근에 노조 가입률이 엄청 올라가니까 그걸 끊으려고 이번에 임금 인상률을 빨리 통보한 거죠.

“지금 많은 직원들이 연봉 사인을 안 했어요. 저도요. 회사가 고지한 임금 인상률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거죠.”

삼성전자노조는 5월 24일(금)에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2차 단체행동(집회)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노조 집행부가 전국 사업장을 돌며 조직하고 있다. 이날은 삼성전자 직원들이 1달에 1번 모두 쉬는 ‘패밀리데이’이다.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조직과 투쟁이 발전하길 응원한다.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3월 차량 시위 ⓒ출처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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