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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이 더욱 커진 STX 노동자들

ⓒ조승진

STX조선 노사는 4월 9~10일 협상 끝에 인력 감축 대신 대규모 임금 삭감에 합의했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이 합의를 수용해 법정관리를 신청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조선일보〉 같은 보수 언론들은 파업을 벌인 노조에 휘둘리고, “구조조정의 원칙도 흔들리게 됐다”며 비판했다.

그러나 이번 노사 합의로 STX조선 노동자들의 고통은 더욱 커지게 됐다. 5년간 매년 6개월씩 무급휴직, 임금 삭감 등으로 정부와 산업은행이 요구한 인건비 40퍼센트 절감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조선일보〉의 표현처럼,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약속한 셈이다. 정부 쪽에서는 앞으로 “다른 구조조정 사례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게다가 이번 양보가 끝이 아니다. 산업은행은 자구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거나 자금 부족이 발생하면 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TX조선의 적지 않은 노동자들이 이런 합의를 받아들인 노조 지도부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한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십수 년을 용접사로 일한 저 같은 경우는 월급이 3분의 1 수준으로 삭감됩니다. 이런 안을 합의했다니 기가 막힙니다. 어떤 사람들은 노조 집행부에게 끝까지 싸워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합의로 STX 노동자들은 임금이 크게 삭감될 뿐 아니라 이미 수년간 겪어 온 해고 위협, 순환 휴직 등의 고통을 당분간 더 겪어야 된다. 게다가 이런 고통 전담을 계속 수용하면 정부가 다시 해고를 추진할 때 제대로 맞서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