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세계노동절대회:
문재인 집권 1년, 달라진 게 없는 현실에 노동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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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집권 1년 즈음 열린 올해 세계노동절대회에는 전국 15개 지역에서 5만 명이 모였다. 서울 집회에는 2만 명이 참가했다(민주노총 발표). 노동절 집회와 여러 사전집회에서는 문재인이 성과로 내세운 정책들에 비판이 쏟아졌다.
문재인은 노동절 기념 메시지에서 “노동존중 사회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지속”될 것이라며, 양대지침 폐지, 최저임금 인상,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주52시간 상한제를 성과라고 내세웠다.
그러나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시도, 20퍼센트에 불과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사회서비스공단 설립 공약 후퇴, 노동자 희생과 양보만 강요하는 구조조정이 강행”되고 있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특히 현장 노동자들의 발언은 문재인의 노동 정책이 얼마나 불충분한지 생생하게 보여 줬다.
“고용 불안과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던 우리에게 정규직화 정책은 한 줄기 빛이었다. 그러나 275명의 희망은 끝내 희망고문으로 전락했다. 노사전문가협의회는 자회사 설립 각본의 연극이었다. 아무리 몸부림쳐도 노동자들의 의사는 전달되지 않았다.”(박영희 공공운수노조 경기지역지부 잡월드분회장)
“무기계약직은 평생 계약직인, 그저 비정규직일 뿐입니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외치고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한 대통령이 이 문제를 이렇게 둘러대도 되는 겁니까?”(서비스연맹 사전집회,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서울지부장 이미선)
“보건복지부가 최저임금이 올랐다는 이유로 처우 개선비 10만 원을 삭감했습니다. 최저임금을 무력화시킨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사회서비스공단마저도 무력화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진흥원으로 설립하겠답니다. 요양서비스는 당연히 국가가 책임져야 합니다.”(서비스연맹 사전집회, 요양서비스노동조합 김미숙 위원장)
대량 해고와 임금 삭감 고통으로 내몰고 있는 구조조정 강행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커지게 만드는 중요한 쟁점이었다. ‘일자리 대통령’을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는 이번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희생만 강요했다.
STX, 성동조선, 한국GM,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에 이어, 최근에는 현대중공업 사측이 정규직 2400명을 줄이고 임금을 대폭 삭감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내놨다. 현대중공업노조는 이에 맞서 파업을 결의했다. 노동절 울산 집회는 투쟁을 결의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현대중공업 앞에서 열렸다.
4월 18일 홈플러스 중동부천점 매각 추진 사실이 알려진 후 홈플러스 노동자들도 매각과 폐점 추진에 항의하는 투쟁을 시작했다.
전교조의 노조 인정 문제가 해결의 기미가 없는 것, 특수고용직 노동자의 노동권 인정을 외면하는 것은 ‘노동 존중’과는 거리가 멀다. 건설노조 조합원 5000여 명은 서울, 경기 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하고 시청으로 집결했는데, 문재인 정부가 약속했던 건설기계 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의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보험설계사노조 현대라이프생명지부 노동자들은 새 정부 들어도 해결되지 않는 현실을 폭로했다.
이번 노동절 집회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은 큰 환대를 받았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라두식 지회장은 “직접고용 쟁취, 노조 인정과 노조 활동 보장 합의는 80년 무노조 경영을 폐기시킨 것이다. 노조 탄압에 맞서 투쟁해 쟁취한 결과”라며, “조직되지 못한 노동자들이 우리를 보고 일어서는 발판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발언해 큰 박수를 받았다. 샤론 바로우 국제노총 사무총장도 한국에 보낸 연대사에서 “한국 노동자들의 승리일 뿐 아니라 국제 노동운동의 승리”라며 축하를 전했다.
올해 노동절 집회에는 신생 노조 조합원들의 참가도 눈에 띄었다.
민주노총은 4월 30일 ‘촛불항쟁 이후 민주노총 조직 확대 현황’을 발표했는데, 2017년 1월 이후 7만 6000여 명이 새로 민주노총에 합류했다고 발표했다. 민주노총 주요 가맹 조직들에서 대부분 조합원이 늘었는데, 특히 공공, 금속, 보건 등에서 신규 조합원들이 대거 늘었다. 특히 비정규직 사업장의 신규 노조가 늘었다.
노조 결성과 가입 동기 중 50퍼센트가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이고, 20퍼센트가량이 구조조정과 고용불안이다. 이를 봐도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원칙 있게 대처하며 노동자들의 조건 개선을 위한 투쟁을 적극 벌이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절 대회를 시작으로 5~6월 최저임금 투쟁, 6·30 비정규직 철폐 노동자대회, 하반기 노동법 개정을 벌이겠다고 했다. 실질적인 투쟁으로 조직하는 것이 중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