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교사노조·기간제교사공대위 집회:
“기간제교사 정규직화 요구가 실현되도록 힘을 모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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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 서울역에서 기간제교사의 정규직 전환 배제에 항의하고 해고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는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과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공동대책위원회’가 공동주최했다.
문재인이 인천공항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한지 일 년이 지났지만 기간제교사들은 단 한 명도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했다. 심지어 기간제교사들은 해고 위협과 더 큰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은 “비정규 제로 정책은 ‘정규직 제로’라고 비판 받고 있다. 기간제교사뿐 아니라 너무나 많은 비정규직이 전환 제외되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지난1년 동안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끈질기게 싸우고 있음을 알렸다.
공공운수노조 이태의 부위원장도 “정부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가 아니라 해고로 없애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1단계는 희망고문으로 끝났다”고 비판했다. 이태의 부위원장은 특히 교육 부문에서 정규직 전환은 사실상 제로였다며 “기간제교사도 마땅히 정규직화 돼야 한다”고 힘주어 발언했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 대구, 부산, 경기 등에서 온 기간제교사들도 참가했다. 13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담임을 맡았다는 기간제교사는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기간제교사는 담임과 학생지도 업무 등 어려운 업무, 기피 업무를 반강제적으로 맡아야 하고 교권 침해가 발생해도 학교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도 못한다”며 “기간제교사들의 정규직화 요구가 하루라도 빨리 실현되도록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서울역에서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는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연대 발언은 뜻 깊었다.
연대
서재유 코레일네트웍스 지부장은 힘차게 발언해 큰 박수를 받았다.
“왜 상시·지속업무에 비정규직을 써야 하나? 정부가IMF를 빌미로 노동자들에게 강요했던 것 아닌가? 우리의 요구는 누구에게 무엇을 뺏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찾자는 것이다.”
권율 로테코 고양지부 지부장은 “기간제교사는 임용고사 보라고 하고 철도공사도 우리에게 시험보라고 한다. 수년간 일한 우리가 전문가 아닌가? 이미 업무를 잘하고 있는데 무슨 시험을 더 보라는 것인가? 기간제교사, 철도 노동자들을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한 그 사람들이야말로 그 자리에서 제외돼야 한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조지현 철도고객상담센터지회 지회장은 “학교에도 차별 받는 비정규직 선생님이 있는 줄 몰랐다. 철도에도1만여 명의 비정규직이 있다. 서로서로 응원하고 함께 싸우자”며 연대와 단결을 호소했다.
기간제교사노조는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투쟁을 지지하는 팻말을 만들어 전달하기도 했다.
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 소속 단체인 노동자연대 이정원 운영위원은 기간제교사투쟁의 의의를 강조했다. 기간제교사들은 정부의 전환 배제에 맞서 가장 먼저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이다. “기간제교사들이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의견에 좌절해 투쟁을 포기하거나 정규직화 요구를 무리하고 생각해서 요구를 낮췄다면 지금처럼 많은 연대와 지지를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비정규직 없는 대학만들기 공동행동’ 소속 학생들도 몸짓과 연대 발언으로 기간제교사들을 응원했다. “기간제교사 차별에 대한 책임은 기간제교사 분들이 개개인이 아니라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를 위한 비용을 정규직에게 떠넘기려 하고, 임용고시를 치른 자와 아닌 자라는 본인들이 만든 기준을 이유로 차별을 조장하는 기득권자와 자본에게 있다.”
이날 집회는 기간제교사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난 후 열린 첫 집회여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악천우 속에서도 집회를 이어간 참가자들은 지속적인 연대와 지지를 다지면서 집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