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해고 승무원 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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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해고 승무원들(철도노조 KTX승무지부)이 5월 24일, 해고자 복직과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서울역(서부)에서 무기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노동자들은 2006년 철도공사에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고, 당시 철도공사는 직접 고용은 거부하고 자회사인 KTX관광레저(현 코레일관광개발)로 이적하라고 요구했다. 이를 거부한 노동자 280명은 정리해고를 당했고, 이후 현재까지 무려 13년째(5월 25일 현재 4469일째) 이어지고 있다. 노동자들은 이 기간 동안 수 차례 농성장을 차렸었는데 또 다시 농성에 나선 것이다.
노동자들은 1년 전 약속과 달리 해고자 복직을 거부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철도공사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문재인은 대선 후보 시절 해고 승무원들의 복직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겠다고 정책협약으로 약속한 바 있다. 그리고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통해 생명·안전 업무는 직접 고용을 원칙으로 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KTX 해고 승무원들은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철도공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있다는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해결된 것은 전혀 없다. 철도공사 오영식 사장은 “KTX 승무업무가 생명·안전 업무라는 법 조항이 없다”며 해고자 복직과 승무원들의 직접고용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궤변에 불과하다. “철도안전법에는 KTX 승무원들이 사고 시 안전업무를 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처벌한다는 규정이 있다.”(KTX승무지부 농성 돌입 기자회견문)
기자회견에서 김승하 KTX승무지부장은 문제 해결의 책임이 정부와 공사에 있다고 지적하며 투쟁 결의를 밝혔다.
“문재인 정권이 승무원은 생명안전업무이니 직접 고용해야 한다고 했었다. [그런 대통령이 보낸 사람이니] 철도공사 오영식 사장이 발 벗고 나서서 해결해 줄 거라 생각했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영식 사장이 해결해야 한다. …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겠다.”
이들은 앞으로 1인 시위와 선전전, 108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복직을 이룰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벌일 계획이다. 한 달 전부터 이미 서울역 대합실에서 농성하고 있는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 집회와 문화제 등도 함께 진행할 것이다.
현재 KTX 승무 업무를 담당하는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노동자들도 대전 철도공사 본사 앞에서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해고 승무원들은 “KTX 승무업무를 위탁한 결과 후배 승무원들은 저임금과 차별대우 등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신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이 “전향적 해결”을 약속한 만큼 책임지고 KTX 해고 승무원들을 당장 철도공사로 복직시키고 직접 고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