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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악화 책임 노동자에게 떠넘기지 말라:
“소화아동병원 진짜 주인인 종근당 이장한 회장이 책임져라!”

ⓒ출처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소화아동병원지부가 5월 31일 종근당 본사 앞에서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했다.

소화아동병원은 최근 십수 년간 지속적 경영 악화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병원은 경영 악화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겨 왔다. 2015년 구조조정으로 노동자 35명이 병원을 떠났다.

그런데 소화아동병원은 5월 18일에 전 직원 공청회를 열어 병원 자산을 매각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병상 축소와 인력 감축 계획도 통보했다. 또다시 경영 악화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종근당을 병원의 실질적 소유주로 지목하고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자, 병원 측은 이를 이유로 노조 지부장에게 임금 지급을 미루겠다고 통보했다. 지금도 병원은 노동조합의 단체행동을 이유로 임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

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유혜영 지부장은 병원 측을 이렇게 규탄했다. “병원은 지난해부터 장기 근속자를 언급하며 환자보다 직원이 더 많다고 불평했다. 이는 직원들을 불편하게 하고 불안하게 만들었다. 공청회를 한다더니 병원 매각안과 인력 감축을 언급하며 직원들 마음에 대못을 박았다.

“공청회 이후 잠이 오지 않는다. 악몽을 꾼다. 평생 이곳에서 헌신적으로 일해 온 직원들이 이런 대접을 받는 것을 참을 수 없다. 임금 체불을 당장 해결하라. 노동자 희생을 강요하고 병원 자산을 종근당 계열사에 되팔려는 행위를 지속하면 물러서지 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진짜 주인인 종근당 이장한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

종근당은 1995년에 소화아동병원을 인수했다. 종근당은 계속해서 소화아동병원의 진짜 주인임을 부정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조합은 병원의 상근·비상근 감사, 행정부원장, 행정부장 등 병원 경영 책임자 자리를 종근당 출신 인사들이 채우고 있는 상황을 볼 때, 이장한 회장이 소화아동병원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장은 “그동안 경영진은 제대로 된 투자 없이 방치하다가 이제 와서 직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고 급기야 임금까지 체불했다”고 병원을 규탄했다. 또, “이것은 생존권이 달려 있는 문제이고 소화아동병원지부에만 맡겨 둘 수 없다”며 “서울지역본부와 더 나아가 보건의료노조가 함께 투쟁하겠다”며 투쟁 결의를 밝혔다

한 노동자는 자신의 심정을 이렇게 말했다. “입사할 때는 대학병원 부럽지 않은 병원이었다. 120병상의 신생아실과 하루 외래 환자 1000명을 진료하는 명성 자자한 아동병원이었다. 월급이 많지는 않았지만 아픈 아이들을 돌보는 보람에 지금까지 일해 왔다. 그런데 병원 측은 2000년, 2015년 두 차례 구조조정으로 같이 일하던 동료들을 떠나보내더니 이젠 병원 자산을 매각하고 축소 운영하겠다며 오랫동안 헌신해 온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려고 한다.”

기자회견 도중 종근당 측이 기자회견에 참가한 노동자들을 사진 촬영하는 것이 발각돼 참가자들이 항의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는 소화아동병원지부 조합원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참가했고 보건의료노조 서울지역본부 산하 여러 병원지부 지부장들도 참가해 병원 측과 종근당 회장 이장한을 규탄했다.

병원 매각 반대 투쟁을 시작하는 소화아동병원 노동자들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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