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트럼프의 유럽 순방은 극우파를 선동하는 것이다
〈노동자 연대〉 구독
타리크 알리는 신자유주의를 따르는 중도좌파·중도우파 주류 정당과 언론들에 ‘극단적 중도파’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들 극단적 중도파는 도널드 트럼프의 유럽 순방을 보면 그가 대통령 자격이 없음을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본다. 트럼프의 국정 수행은 분명 변덕스럽고 때때로 멍청하기도 하다. 트럼프가 영국 총리 테리사 메이에게 유럽연합을 고소하라고 조언한 것은 그의 정신세계가 얼마나 4차원인지 보여 준다.
그러나 기이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트럼프의 임기응변에만 관심을 기울이면, 자칫 그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과소평가하기 쉽다. 트럼프가 애청하는 극단적 보수주의 뉴스 프로그램
트럼프는 정확하게 유럽의 극단적 중도파들, 그중에서도 현재 유럽연합을 좌지우지하는 중도우파를 정조준했다. 이를 고려하면, 트럼프가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에 화력을 집중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메르켈은 유럽의 주도적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허영으로 가득 찬 트럼프로서는, 2016년 11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했을 때 온갖 아첨꾼들이 메르켈을 두고 “자유세계의 진정한 지도자”라고 한 것이 내심 못마땅했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독일을 겨냥한 데는 전략적 이유도 있다. 트럼프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미국이 동맹국과 교역국들에게 체계적으로 강탈당해 왔다고 여긴다. 당연히 그에게는 중국이 최대 강탈 국가이고, 그래서 중국을 상대로 무역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트럼프는 7월 15일 이렇게도 말했다. “무역에서 우리를 대하는 것을 보면, 유럽연합은 적이다.” 게다가 유럽연합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는 독일이다. 독일은 미국을 상대로 막대한 무역 흑자를 내고 있는 데다가, 국방비가 국민소득의 1.2퍼센트밖에 안 된다. 북대서양조약기구
트럼프는 미국이 제2차세계대전 이후 수십 년 동안 구축한 국제기구들, 예를 들어 북대서양조약기구나 세계무역기구
바로 이 대목에서 트럼프의 비일관성과 허영심이 끼어든다. 트럼프는 국방비를 국민소득의 2퍼센트 이상으로 인상하기로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과 합의했다고 주장했지만, 다른 국가들은 이를 부인했다. 안보 전문가 로런스 프리드먼은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트럼프식 외교는, 실질적 증거는 없고 상대방은 불만을 제기하는 거래 내용을 꽁꽁 숨긴 채로 대단한 성공을 거뒀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여기서 던질 수 있는 흥미로운 질문은, 그의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거래가 그의 상상 속에서만 이행되는 것에도 과연 그가 만족할 것이냐다.”
새로운 동맹
그러나 트럼프는 자기 정책의 실제 결과물에 별로 신경 쓰지 않을런지도 모른다. 더 중요한 다른 일이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메르켈 공격은 헝가리 총리 빅토르 오르반, 오스트리아 총리 제바스티안 쿠르츠
이처럼 트럼프는 대서양 양쪽 모두에서 극우 세력을 고취시킴으로써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정치 제도들을 뒤엎으려 애쓰고 있다.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우선, 트럼프든 그의 유럽 동맹자들이든 신자유주의가 아닌 진정한 대안이 없다. 그들이 가장 주로 쓰는 무기는 이민자 배척적 인종차별인데, 극단적 중도파는 그런 요구에 타협하고 있다.
둘째, 트럼프는 진정한 파시스트 세력에게 자신감을 주고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영국의 거리에서 파시스트들이 활보한 것에서 보듯이 말이다. 그러니 그의 백악관 수석 전략관이었던 스티브 배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