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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오인덕 지부장을 석방하라

건설 노동자들이 상경 파업을 한 나흘 뒤인 7월 16일 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오인덕 지부장이 구속됐다. 1년 전에 지역 건설현장에서 불법하도급과 부실시공 중단을 요구하는 투쟁을 벌였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현장은 ㈜부영건설이 발주처이자 시공사이고, 덕천개발(주)과 도급계약을 맺어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부영건설은 동탄, 경주, 진해 등에서 철근 시공 누락 등 부실시공을 한 것이 드러나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은 받은 기업이다.

대구경북건설지부는 하청사인 덕천개발과 수 차례 면담을 통해 불법 하도급이 아닌 적법한 시공을 할 것을 요구했다. 불법 하도급은 부실시공의 주된 원인일 뿐 아니라 구조적인 비리, 저임금, 산재 사망 사고를 낳는 원흉으로 건설 현장의 고질적인 병폐이다.

그러나 덕천개발은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건설노조와의 임단협을 외면했다.

2017년 6월 대구경북의 건설 노동자들이 (합법적으로) 항의 집회를 열자, 사측은 타 노조 소속의 불법 하도급업자들을 동원해 집회 중인 노동자들에게 돌을 던지고 폭력을 행사해 양측 간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이 사안은 노동자들의 끈질긴 투쟁으로 건설사가 불법 하도급 및 부실공사, 건설노조 탄압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마무리됐다. 그런데 1년이 지나서 대구지방검찰청이 난데없이 재수사에 들어가 대구경북건설지부 오인덕 지부장을 구속했다.

불법 하도급은 이미 10년 전에 법으로 금지된 것이다. 정부가 실질적으로 관리·감독을 했으면 마땅히 사라졌어야 하는데도 여전히 현장에 만연하다. 이번 건설노조의 파업을 앞둔 6월 말에도 정부는 ‘다단계 하도급 근절’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건설산업 혁신방안을 내놓았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따라서 대구경북의 건설 노동자들이 부실시공, 불법 하도급 근절을 요구하며 벌인 투쟁은 정당하다. 그런데 이런 투쟁을 이끈 노동조합 간부를 구속하자, 노동자들은 불법을 일삼아 온 건설사는 놔두고 애꿎은 건설 노동자만 탄압한다며 검찰을 비난했다.

오인덕 지부장의 구속이 건설 노동자들의 상경투쟁 나흘 뒤에 이뤄졌다는 점도 공교롭다. 2017년 11월에도 건설 노동자들이 건설근로자법 개정을 요구하며 상경파업과 마포대교 점거를 한 뒤 얼마 뒤에 경기중서부건설지부 간부들이 구속되는 일이 있었다.

대구경북건설지부, 경기중서부건설지부는 건설 현장의 형틀목수, 철근공 등 일용직 노동자들이 소속된 지부들로서 근래에 건설노조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토목건축분과의 핵심 지부들이다. 건설 노동자들의 집중 투쟁이 벌어질 때마다. 이 지부들의 간부들이 구속되는 것을 그저 우연으로만 보기에는 미심쩍다.

7월 12일 건설노동자 파업 대회 ⓒ이미진

7월 12일 건설 노동자들이 일손을 놓고 상경하면서 한 목소리로 외친 것은 문재인 정부가 노동자들 앞에 했던 약속을 지키라는 것이었다. 정부 당국이 해야 할 것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건설 현장의 부조리를 개선하기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탄압하지 말라.

따라서 오인덕 지부장은 즉각 석방돼야 한다. 그리고 정부는 건설 현장 불법 하도급 근절을 위한 실질적인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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