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한 자동차 노동자의 최후진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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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김우용 동지(금속노조 기아차지부 조합원)가 7월 18일 재판에서 한 최후진술이다. 김우용 동지는 2015년 임단투 때 임금·조건 후퇴 없는 노동시간 단축과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싸웠다. 그는 당시 노조 집행부가 이런 목소리를 경청하지 않고 사측과 협상하려는 것에 항의해 다른 활동가들과 함께 교섭장 앞 봉쇄 투쟁을 벌였다. 이 활동 때문에 김우용 동지는 고소·고발돼 재판을 받아 왔다.
대법원 정문 상징석에는 “자유 평등 정의”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적 사상이며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자유 평등 정의”가 얼마나 위선적으로 적용되고 있는지 삼척동자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 거래 파문을 보면서 말입니다.
이런 거래와 부패가 사법부에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명박근혜 시절 검찰과 경찰은 노동자를 억압하고 탄압하며 권력의 충실한 지배 도구임을 여실히 보여 주었습니다. 우병우 사단의 부패와 타락을 이 자리에서 더 거론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금일 최후진술이란 방어권을 활용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의 부패 타락이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사법 거래의 대표적인 사건들입니다.
① 합리적 범위 내에서의 과거사 정립(민청학련등 과거 공안사건들에 대한 국가 배상 제한입니다.)
이는 박정희 정권의 과거사를 정당화하고 대법원이 박근혜에게 아부하기 위해 한 판결일 것입니다.
② 자유민주주의 수호와 사회적 안정을 고려한 판결(이석기, (통진당) 원세훈, 김기종 사건 등)
대표적인 공안 사건으로 이석기 재판을 통해 친북좌파를 탄압한 사건입니다. 국정원장 원세훈 대선 불법 개입 사건은 박근혜에게 치명적인 약점이었기 때문에 재판 거래한 것입니다.)
③ 국가 경제 발전을 최우선으로 염두에 둔 판결(통상임금 판결) 국가 경제를 위해 노동자들의 임금을 떼먹어도 된다는 판결입니다.
④ 노동 개혁에 기여할 수 있는 판결(KTX 승무원 해고. 쌍용차 정리해고. 철도노조 파업 사건 등)
⑤ 교육 개혁에 초석이 될 수 있는 판결(전교조 시국선언 사건 등) 전교조 법외노조는 아직도 그대로입니다.
위에서 거론한 사건 모두가 노동자들의 투쟁을 억제하고 임금을 삭감하는 것과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쯤 되면 법원이 “자유 평등 정의”를 위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무리 낯짝이 두꺼워도 말입니다. 기업과 자본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것이기도 합니다.
문재인 정부로 정권이 교체되었다고 해서 이런 진실이 달라졌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법이 “자유 평등 정의”와 거리가 멀다는 점만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문재인 정부는 양승태 사법 거래에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삼성 이쟁용은 풀려나 인도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투자 이야기를 했습니다. 참으로 역겨운 일입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불법적인 삼성 노조 와해를 공작한 임원과 노동부 관계자들 13명이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은 고작 2명만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갑질 대명사 이명희는 두 번이나 구속영장이 기각됐습니다.
2018년 6월 25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주 52시간 근무 후 주말 근무시간에 대해서 추가 할증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습니다. 1.2심 모두 추가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한 사건입니다.
이 역시 노동자의 임금을 공격하기 위한 것입니다.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철회를 할 수 없다고 청와대가 직접 밝혔고,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박근혜 때나 문재인 때인 지금이나 길거리에서 공장에서 처절하게 싸우고 있지만 법원 판결을 언제 날지 오리무중입니다.
이러한 일들은 끊이지 않고 벌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고 정의의 최후 보루인 양 위선을 떨어도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평범한 노동자들은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것입니다.
본사건 1심 판결 내용도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회사는 교섭장에 300여 명의 관리자를 동원해 폭력을 행사하며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가로막았습니다. 이들의 폭력으로 현장 조합원들의 열망을 대변하려 한 30여 명의 활동가들은 크고 작은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경찰과 검찰은 일방적으로 회사측 주장만을 받아들였고 가해자를 피해자로,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켰습니다.
이런 기만에 정당성을 부여한 안산지법은 자본가를 대변한 것입니다.
본 법정이 사법정의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담아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킨 1심 판결을 바로잡을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