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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몰카 사건’ 재수사:
서울대병원 노조가 경찰과 병원 측에 항의하다

8월 6일 JTBC가 2015년 1월 발견된 병원 간호사 대상 불법촬영 사건을 경찰과 병원 측이 무성의하게 대처한 정황을 보도했다.

2015년 1월, 서울대병원 산하의 한 대형병원의 간호사들이 병원 탈의실을 불법 촬영한 영상이 인터넷에 돌고 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일부 간호사들은 병원 측에 이 사실을 알리고 사건 조사를 맡겼다.

하지만 이 사건은 가해자를 잡지 못한 채 두 달 만에 종결됐다. 일부 피해자들은 경찰이 피해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수사가 종결됐다는 사실을 피해자들에게 9개월 넘게 알려주지 않았다. 병원 측은 피해자에게 사건을 공론화하지 말라고 압력을 넣기도 했다고 한다.

수사 종결 뒤인 2015년 5월, 해당 병원에서 근무했던 한 의사가 대체복무 중 불법촬영 혐의로 체포되면서 2만여 건의 ‘몰카’와 성관계 동영상 파일이 압수됐다. 그 의사는 이 건으로 구속돼 실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이 자는 해당 병원 ‘몰카’ 사건으로는 조사받지 않았다. 당시 압수된 파일에는 해당 병원의 이름이나 탈의실이 찍힌 영상도 있었는데도 말이다.

최근 JTBC 보도 뒤인 8월 8일, 해당 병원 노동자들이 일하는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대병원분회는 ‘환자·직원 무차별 불법촬영 사건’에 대해 병원장과 서울동작경찰서장의 무책임을 규탄하는 성명을 냈다.

경찰은 JTBC 취재가 시작되자 사건을 재수사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것과 함께 병원장 사과, 피해보상 등을 촉구했다.

2015년 당시 피해자들은 병원 측의 압력으로 문제를 적극 제기하지 못했다. 한 피해자는 병원을 사직하고 해외로 떠나기도 했다.

최근 피해 간호사들이 노조와 함께 경찰과 병원 측의 책임을 적극 제기하며 싸우려 하는 것은 고무적이다. 5월부터 부상한 불법촬영에 항의하는 대규모 여성 시위가 간호사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은 듯하다. 거리의 대중 행동과 일터의 노동자 투쟁이 만나 불법촬영과 여성 천대에 맞선 투쟁이 더욱 성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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