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배자의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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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일로 예정됐던 또 한 차례의 반일 시위는 정부의 통제와 봉쇄로 무산됐다. 중국 정부는 시위 물결이 가라앉자 기다렸다는 듯 반일 민간단체 활동가와 반정부 인사들을 체포했다.
상하이의 한 관영신문은 “사악한 음모”가 있다며 반일 시위를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게다가 반일감정을 자극할지도 모를 양국 간의 대립은 보도되지 않고 있다.
일례로 지난 7일 도쿄에서 있은 중-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독설과 격론이 오갔는데 중국의 언론매체들은 이런 사소한 대립조차 은폐하고 일본외무장관을 교무실에 불려온 학생처럼 묘사했다.
이번 반일 시위의 승자는 중국 정부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일본의 우경화는 계속될 것이고 중국인들의 반일정서는 역사적으로 뿌리가 깊어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중국 정부는 시위를 묵인하는 전례를 만들어 버렸다. 이번과 같은 항의 운동과 시위가 다시 일어날 때마다 중국 정부는 엄청난 정치적 부담 속에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자칫 주사위를 잘못 던졌다가는 대중들로부터 ‘민족주의 신임장’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정부 자신이 분노의 표적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