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8일 오전 광화문 SK 본사 앞에서 파업 요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민들에게 유인물을 나눠 주는 울산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을 만났다.

내게 유인물을 건네는 노동자에게 “여러분의 파업을 지지한다”고 얘기하며 울산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파업 소식이 실린 〈다함께〉를 보여 주었다.

“이 신문을 어떻게 볼 수 있느냐”고 묻는 노동자에게 “기업의 광고와 후원,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고 독자들의 지지금만으로 발간된다. 8백 원에 판매한다”고 얘기했다. 그러자 그 노동자는 파업중이라 돈을 벌 수 없는데도 동료와 한 부에 1만 원씩 2부를 구입했다.

다음날 ‘다함께’ 종로지회 회원들과 함께 울산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농성장을 지지 방문했다. 상경 투쟁을 벌이고 있던 노동자들은 40년 간 배관 일을 해 온 60세의 노동자를 포함해 대부분 20년 넘게 일해 온 “베테랑” 노동자들이다.

이 나이 지긋한 신출내기 투사들은 “서울 종로 한복판에서 투쟁 연설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서울까지 올라와 유인물 뿌리는 것이 처음엔 두려웠는데 해보니 별것 아니더라” 하고 얘기했다.

또 “지나는 시민들이 유인물을 잘 받아 읽는다. 지지하는 사람들도 많다. 교포로 보이는 사람이 지지금 2백 달러, 젊은 여성이 담배 한 보루, 20대 초반 여성이 지지금 2만 원, 한 청년이 음료수 두 박스를 주고 갔고 빵을 사다 준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

전날 〈다함께〉를 구입한 노동자들을 만났는데, 그 중 한 노동자가 〈다함께〉 정기구독을 신청했다.

그는 “다른 조합원들과 함께 〈다함께〉를 돌려 봤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한 현대차 정규직 노동자들의 인터뷰가 매우 좋았다. 다른 기사들도 재미있게 봤다” 하고 말했다.

또, “기성 신문과 방송사는 우리의 파업을 왜곡해서 보도한다. 21일에 무너진 울산 문수경기장 실내수영장의 붕괴 위험을 울산건설플랜트 노조가 전부터 계속 경고했지만, 울산시청과 언론은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파업을 비난하는 데만 열을 올렸다”고 했다.

상경 투쟁단에서 막내인 용접 경력 5년의 노동자는 “오늘이 파업 43일째 되는 날이지만, 나는 파업 25일째다. 처음엔 노조가 있는 지도 몰랐고 파업하는지도 몰랐다. 동료가 한 번 가보자고 해서 갔는데 나이든 분들이 파업하고 있었다. 그 분들을 보고 젊은 내가 며칠 일해 돈을 더 버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동안 노예 같은 삶을 살았다. 아파도 일을 해야 했다. 가족들을 내팽개치고 다른 지방으로, 해외로 일하러 가야 했다. 그 동안 ‘노동자’, ‘노조’ 이런 것 모르고 살아 왔다.

“지금까지의 삶이 억울하다. 이것은 사회구조가 잘못돼서 그런 것이다. 더는 이런 잘못을 그냥 놔 두지 않겠다.

“〈다함께〉를 본 적도 없고 ‘다함께’ 회원들을 만난 적도 없지만 경상도 사나이들은 한 번 딱 보면 아군인지 적군인지 안다. 〈다함께〉를 정기구독하겠다.

“우리를 지지해서 온 젊은 사람들을 보니 ‘다함께’에 가입하고 싶다. 지금은 파업 중이라 돈을 벌지 못해 회비를 많이 내지 못하지만 나중에 파업 승리하고 일하게 되면 더 많은 회비를 내겠다”고 말하며 ‘다함께’에 가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