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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지배자들의 지독한 위선

'될 대로 되라'는 트럼프와 부패하기로는 마찬가지인 자들의 이전투구 ⓒ출처 백악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핵미사일 발사 버튼을 누르지 못하도록 막는 유일한 세력은 미국 국가의 심장부 내 비교적 어진 사람들이라고 한다. 어쨌든 그들 자신의 말로는 그렇다.

9월 5일, 백악관 관리를 자처하는 사람이 〈뉴욕 타임스〉에 익명으로 글을 기고했다.

그 글에 따르면, 백악관 내 고위 인사들은 “트럼프의 어젠다와 그의 고약한 기질을 일부 누그러뜨리려고 내부에서 열심히 애쓰고 있다.”

트럼프는 그 글의 필자를 반역자라고 비난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9월 7일 트럼프는 법무부 장관 제프 세션스에게 그 글의 필자를 색출하라고 명령했다.

며칠 전에만 해도 트럼프는 세션스를 공격하고 있었다. 공화당 정치인 두 명에 대한 형사범죄 수사를 중단시키지 못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미국 대통령은 자기 편을 하나씩 잃고 정적들의 압박에 시달리며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굴고 있는 듯하다.

9월 6일 트럼프는 몬타나주(州)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했다. 대통령 탄핵을 막기 위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라고 말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바 있는 유명] 언론인 밥 우드워드는 최근에 책을 출간했다. 수백 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기초로 트럼프 정부를 다루는 책이다.

이 책에서 우드워드는 트럼프가 트위터에 글을 올리지 못하도록 제지당했다는 얘기를 썼다. 그 글은 북한 당국이 보기에 북한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읽힐 수도 있는 내용이었다.

거슬리는

우드워드의 책과 〈뉴욕 타임스〉의 기고글 모두 미국 국가를 위한 구원투수가 있다는 귀에 거슬리는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뉴욕 타임스〉에 기고한 익명의 백악관 고위 인사가 “백악관 안팎의 이름 없는 영웅들”이라고 묘사한 사람들, 즉 선출되지 않은 “방 안의 어른들”을 믿으라는 메시지이다.

하지만 〈뉴욕 타임스〉 기고글이 드러내는 사실은 미국 지배계급이 트럼프를 제거하기 위해 유례 없이 뭉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 타임스〉는 스스로 보수 성향이라 밝힌 익명의 정보원의 말을 빌려 이렇게 썼다. “이것은 소위 ‘그림자 국가’의 작동이 아니다. 이것은 ‘정상 상태’의 작동이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그런 주장을 한다. 동시에 이들은 (비꼬는 의미가 아니가) 진지하게 트럼프를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본다.

그들은 미국 자본주의를 정상화하자고 주장한다. 즉, 빈곤·전쟁·인종차별을 증대시키자는 것이다.

9월 7일에는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목소리를 보태며 “[미국이] 제정신을 차리려면”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11월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에 투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미국 교사들이 여러 곳에서 파업에 나서면서 미국 노동계급 운동에 영감을 주고 있다.

트럼프가 불러온 공포에 맞선 진정한 대안으로 가는 길을 바로 그 투쟁들이 가리키고 있다. 상층 인사들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연대와 전투성을 기초로 하는 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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