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제주 영리병원 개설을 허용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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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제주 국제녹지병원 설립에 관한 공론조사가 마무리된다. 국제녹지병원은 국내에 생긴 첫 영리병원이다. 이 공론조사는 최종 개설 허가를 앞두고 문재인 정부가 이를 허용하려 하자
영리병원 설립 추진은 박근혜 정부까지 이어진 대표적인 의료 영리화 정책이다. 반대 여론이 워낙 강해 외국인 영리병원으로 시작하는 우회로를 택했지만 그 목적지는 분명하다.
투자하겠다는 외국인이 없는데도 영리병원 유치 시도가 계속됐고 그 과정에서
제주 영리병원도 중국계
공공병원이든 민간병원이든 할 것 없이 돈벌이를 추구하는 상황에서 영리병원 설립이 무슨 문제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영리병원이 허용되면 자본들이 병원에 투자하고 이윤을 얼마든지 빼내갈 수 있게 돼,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의료비가 폭등할 수 있다. 마이클 무어 감독이 〈식코〉에서 그린 냉혹한 미국식 의료체계가 되는 것이다.

9월 16일 열린 1차 숙의토론에 참여한 도민 참여단 200명이 밝힌 입장과 질문 내용을 보면, 인색하게 잡아도 명확한 반대 의사와 부정적 의견이 과반을 이룬다. 찬성 의견은 관대하게 잡아도 30퍼센트에 미치지 못했다. 그나마 찬성 의견은 이미 건물이 다 지어졌고, 되돌리면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군색한 근거가 대부분이었다. 정부와 제주도는 이를 노리고 재빨리 병원 건설 허가를 내줬을 것이다.
그리고 참여단의 많은 이들이 정보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정부와 제주도가 녹지국제병원의 사업계획서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병원 허가 여부를 최종 심의하는 제주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들에게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이러한 사업계획서 공개 압력을 피하고 싶었는지 녹지국제병원은 공론조사 참여를 거부했다. 이렇게 공론조사는 반쪽인데다 또 깜깜이다. 공론조사위원회는 도민 3000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이유 없이 공개하지 않았다. 공론조사가 이름과는 다르게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으로 진행된 것이다. 제주도민운동본부가 강력하게 항의하고 자체 여론조사 결과
비민주적
문재인 정부가 영리병원을 반대한다는 언론 보도들은 진실이 아니다. 이번 공론조사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가 제주 영리병원을 강행하려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토교통부 소속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지금까지 모든 여론조사에서 제주도민들은 영리병원을 반대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 줬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이를 정면으로 거스르려 한다. 이는 최근 문재인 정부의 의료기기 규제 완화, 원격의료 추진, 규제프리존법 통과 등과 맥을 같이한다.
공론조사의 불투명성, 폐쇄성, 편향성, 비민주적 운영에도 불구하고 영리병원 반대 의견이 더 많이 나온다면, 제주도민이 그만큼 영리병원을 강력히 반대한다는 것을 다시금 입증하는 게 될 것이다. 또한 이는 제주도민과 함께 영리병원에 반대해 온 의료 민영화 반대 운동의 성과일 것이다. 문재인 정부와 제주도는 결과를 왜곡하려는 꼼수를 부리거나 꾸물거리지 말고 즉시 영리병원을 폐기해야 한다.
찬성 공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것은 제주도민의 의사를 거스르는 것이므로, 이를 수용할 수는 없다. 민주주의가 공론조사로 환원될 수 없고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해도 절차상 문제가 크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다. 최종 허가권자인 원희룡 제주지사를 압박하는 강력한 운동을 펼쳐 1호 영리병원이 국내에 설립되는 것을 저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