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해고에 직면한 한국잡월드 노동자들:
정부는 당장 한국잡월드 직접 고용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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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잡월드 강사 직군 노동자들은 10월 19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고, 10월 24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노숙 농성 중이다. 자회사 채용을 거부하고 직고용을 요구해 온 한국잡월드 노동자 150명은 집단 해고 위협에 직면해 있다. 자회사 전환에 응하지 않으면 용역회사와 계약이 만료되는 12월 말에 집단 해고될 수 있다.
한국잡월드의 자회사인 ‘한국잡월드 파트너즈㈜’는 11월 2일부터 8일까지 진행하는 자회사 전환 채용 접수에 응하지 않으면 “향후 별도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약속을 믿고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섰는데, 황당하게도 사측이 오히려 해고를 협박하고 있는 것이다.
사측은 “자회사를 설립해 수익을 내면 처우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공공기관이 수익성 내기를 목표 삼으면 안전 투자에 소홀해지고 노동조건 개선도 어려워진다.
한국잡월드 강사 직군 노동자들은 사측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투쟁하고 있다. 10월 31일 청와대 앞에서 열린 ‘한국잡월드 직접고용 쟁취!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에서 박영희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장은 말했다. “조합원들의 투지가 높습니다. 조합원들 회의에서 해고를 당하더라도 전원 자회사 전환 채용에 응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주용 부분회장은 “한국잡월드 강사들은 비상대피 안내도를 설명하는데, 우리가 가진 비정규직 강사 사원증으로는 실제 재난이 발생해도 비상 대피문이 열리지 않는다”며 직고용만이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정부 정책을 바꾸는 투쟁
한국잡월드가 지난해 12월에 작성한 ‘2018년 사업계획 및 예산(안)’에는 “위탁사업계약 만료에 따른 직접고용 추진 검토 및 시행”이 명시돼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20일 노사전문가협의체 4차 회의에 고용노동부 파견 컨설팅단이 참여하면서 직접고용이 아니라 자회사로 선회했다. 정부가 직접 나서 산하 기관의 자회사를 추진한 것이다.
노동자들은 정부가 관료들의 낙하산 자리를 보장하기 위해 자회사를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런데 단지 그 뿐만은 아니다. 공공기관의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을 고려해 문재인 정부가 의식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한국잡월드에서 자회사 추진에 제동이 걸리면 다른 곳에서도 자회사 추진이 도전받을까 봐 우려한다.
따라서 최근 고용노동부가 한국잡월드 자회사 추진을 잠시 중단하고 재논의하라고 권고한 것을 믿어서는 안 된다. 지난해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 파견·용역 노동자들의 전환 방식으로 자회사 방안을 제시했었다.
한국잡월드 노동자들은 무기한 전면 파업을 하면서 투지를 보여 주고 있다. 청와대 앞에서 노숙 농성까지 하는데도 외면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강한 불만과 분노도 표출하고 있다. 특히 한국잡월드는 정규직 전환 담당 부서인 노동부의 산하 기관으로 상징성이 큰 데도, 정부가 팔짱 끼고 방관하는 것에 노동자들은 더욱 분개하고 있다.
10월 24일 열린 공공운수노조 비상대표자회의에서 박영희 분회장은 “20만 공공운수노조를 믿고 투쟁을 시작했고, 민주노총을 믿고 가입했는데, 어떤 계획이 있느냐고 조합원들이 의문을 가진다”며 투쟁이 승리할 수 있도록 구체적 계획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국잡월드 파업의 승리를 위해 공공운수노조와 민주노총이 이 투쟁을 지원하고 확대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