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위기와 “광주형 일자리”라는 임금억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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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자동차산업이 위기에 빠졌다는 얘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올해 초 한국GM이 군산공장을 폐쇄한 데 이어, 최근 자동차 부품회사들은
게다가 현대자동차는 올 3분기 영업이익이 2889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76퍼센트나 줄었다.
그러자 보수 언론들과 기업주들은 한국 노동자들의 고임금을 탓하며 임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문재인 정부는 반값 일자리인
세계 자동차 시장의 정체와 과잉 생산 위기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이 급락한 것은 일회적 비용을 반영했기 때문이지만, 현대차의 수익성 하락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최근 몇 년간 계속 하락해 왔다.

그러나 현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처한 것은 그동안 급성장해 온 세계 자동차 시장이 최근 정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2000년 이후 급성장하며 자동차 판매 증가를 이끌어 온 중국까지 정체하고 있다. 중국의 높은 부채와 무역 전쟁 등이 중국 소비에 타격을 줘, 올해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고작 1.2퍼센트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가 정체하면서 자동차 기업들의
현대
특히 현대차는 2016~17년에도 중국 공장을 증설해, 현대
현대차가 중국 공장을 증설할 때 한국의 부품회사들도 중국 설비투자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현대
이처럼 자동차 산업 위기는 단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 세계 자본주의의 불안정성과 과잉 생산 위기가 원인이다. 따라서 이윤 경쟁을 위해 생산 확대를 결정한 기업주들이 책임져야 할 문제이지, 노동자들의 책임은 전혀 없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과 거세지는 보호무역주의 압력
한편,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을 강화하는 것도 자동차 산업의 위협 요소가 되고 있다.
앞서 봤듯이, 현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무역 전쟁도 한국 자동차 기업들을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은 수입 자동차에 최고 25퍼센트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다.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나라는 일본
최근 북미자유무역협정
미국 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25퍼센트 관세를 물리더라도 멕시코
지난해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 물량은 104만 대다. 한국 자동차 생산량의 4분의 1가량이고, 수출량
이처럼 자동차 산업이 정체하자 각국 정부는 보호무역 강화로 다른 나라에 위기를 떠넘기는
한국 노동자들의 고임금·저생산성이 문제라고?
최근 한국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빠지자, 보수 언론들과 기업주들은 모두 한국 노동자들의 고임금과 저생산성이 문제라며 임금을 깎아야 한다고 떠들고 있다.
그러나 보수 언론들이 제시하는 다른 나라와의 임금 비교에는 노동시간과 같은 기본 정보조차 일절 없다. 한국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훨씬 길고, 따라서 연장근로와 특근 수당 등이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간당 임금은 오히려 크게 낮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 자동차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최근 보수 언론들에는 한국 자동차 공장의 차량 1대당 생산 시간이 다른 나라보다 길다는 식의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식의 비교도 각 공장의 조건이 다르다는 점을 애써 무시하는 흑색선전일 뿐이다.
예를 들어 어느 공장에서 대형 트럭을 생산한다면 소형 승용차 공장보다 생산 시간이 더 걸릴 공산이 크다. 또, 모듈화된 부품을 받아 조립만 하는 공장이 있는 반면, 그 부품을 직접 생산하고 조립까지 하는 공장이 있을 수도 있다. 생산 시간이 길다고 비효율적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5~6년 전인 2012~2013년에도 보수 언론들과 기업주들은 한국 자동차 노동자들의 고임금과 저생산성을 비난했었다. 그러나 그때 한국의 자동차 생산은 450만 대, 수출은 300만 대가 넘어 역대 최대였고, 현대
한국 자동차 노동자들이 비효율적이라면 어떻게 이게 가능했겠는가?
광주형 일자리는 임금 삭감 정책이다
문재인 정부는 자동차 산업 위기를 맞아
광주형 일자리는 현대차
문재인 정부뿐 아니라 11월 5일 열린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도
그러나
광주시와 현대차 간의 투자 유치 협상 과정에서는 초임 연봉을 사실상 최저임금 수준
현대차 사측은 저임금이 확실하고, 자신들이 원하면 언제든 폐쇄할 수 있어야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저질 일자리가 확대되면 노동자 전체의 임금과 노동조건을 끌어내리는 효과를 낼 것이다.
따라서 현대차노조를 비롯해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이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옳다.
문재인 정부는
그러나 광주형 일자리의 실제 모델인 독일의 사례를 보더라도 임금 양보가 일자리를 보장하지 못했다. 폭스바겐 노조는 1993년에 고용을 지키는 대신 임금을 삭감하기로 합의한 이래로 거듭 임금
한편, 광주형 일자리는 문재인 정부가 사회적 대화를 통해 얻어내려는 게 무엇인지도 보여 준다. 이들은
따라서 민주노총은 경사노위 참여와 같은 사회적 대화에 미련을 갖지 말고, 문재인의 노동 개악,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공약 폐기, 저질 일자리 확대 추진 등에 맞서 아래로부터의 대중 투쟁을 고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