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의 부익부 빈익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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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출산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아이 셋은 부의 상징”이란 말이 유행할 정도다. 보통 사람들이 아이 낳기를 꺼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여성부는 보육서비스 수준을 평균치로 상정했을 경우 우리 나라 1살 이하 영아의 1인당 보육비용은 월 평균 78만 9천 원에 달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같은 연령 아동의 일인당 보육비용은 월 31만 1천 원이다. 즉, 아이들이 평균 수준 이하의 시설에서 보육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직장여성 10명 중 8명이 월급의 3분의 1을 보육료로 지출하고 있다. 많은 여성들은 자녀를 조부모에게 맡기거나 심지어 직장을 그만 둔다.
“낳기만 하면 국가가 키우겠”다던 노무현 정부는 육아비용 상한선 폐지와 민간 보육시설 자율화를 주장하고 있다.
보육 분야에 시장을 도입하는 이러한 조치는 평범한 노동계급 부모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뿐이다.
호주에서는 육아비용이 자율화된 이후 10년 사이에 육아비용이 4백 퍼센트나 인상됐다.
대다수 부모들이 그나마 값싼 국공립 보육시설을 선호하는데도 정부는 민간시설 확충에 의존해 보육시설 부족을 해결하려 한다.
국공립 보육시설 비율은 1990년 18.76퍼센트에서 지난해 5.31퍼센트로 대폭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단체, 민주노총,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5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보육료 자율화 즉각 중단을 요구한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특히 민주노동당은 ‘무상교육·무상의료’ 현실화 방안의 일부로 ‘보육의 공공성 강화와 무상보육 실현’을 선정하고 이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발족했다.
육아 책임을 개별 가정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 모든 아이들이 양질의 보육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