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웨이브의 18차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시위:
문재인 정부와 헌재를 질타하며 임신중단권 보장을 촉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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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7일(토) 오후 2시 보신각에서 비웨이브가 주최한 18차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 시위가 열렸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였지만 여성 3천 명(주최 측 추산)이 보신각을 가득 메우고 “임신중단 전면 합법화”를 외쳤다. 집회 시작 뒤에도 계속 참가자들이 들어와 몇 번이고 자리를 당겨서 다시 앉아야 했다.
지난 9월 29일 17차 시위 이후에도 현실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불법낙태 시술 의사 처벌을 강화하려는 계획을 헌재 결정 뒤로 미뤘지만 행정처분 규칙 개정안을 철회하진 않았다.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위헌 여부 판결을 차기 재판부로 미뤄 버렸고 언제 판결이 내려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수천 명이 모여 항의했지만, 바뀌지 않는 현실에 여성들은 분노하며 다시 한 번 보신각에 모인 것이다.
참가자들은 문재인 정부와 헌법재판소에 대해 거침없이 분노를 쏟아냈다. “입법 행정 사법 모두 믿을 곳이 하나 없다” “하라는 건 다 안하고 한다는 게 여권 탄압” “행정부 수반 남통령 문재인 책임져라”고 외쳤다. 또한 헌재에 “위헌 결정 내놓아라”고 촉구했다.
주최 측은 낙태죄 폐지 열망을 담은 단막극을 선보이기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여전히 낙태가 죄인 현실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여성은 아기공장이 아니다” “마이 바디 마이 초이스”를 목청 높여 외쳤다.
참가자들은 “인간이 될 가능성이 낙태의 처벌 근거? 가능성은 내가 정한다”, “과학계도 말한다 배아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외치며 태아 생명권 논리를 반박했다. 또한 낙태 약물인 미프진 도입을 촉구했다.
추운 날씨였지만 참가자 수가 거의 줄지 않은 채 집회는 어두워질 때까지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핫팩을 나누며 4시간 동안 지친 기색 없이 큰 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낙태권은 여성이 자신의 삶을 계획하는 데 필수적이다. 여성이 안전하게 낙태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으려면 아래로부터 여성들의 운동이 계속되고 앞으로 더 확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