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 항의해 전국 수만 명 파업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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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1일 민주노총 파업·총력 투쟁 집 회가 전국 14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열렸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이날 금속·공공 부문을 중심으로 노동자 16만 명이 전면·부분 파업을 했다.
이번 파업·총력 투쟁은 탄력근로제 확대 등 노골적인 신자유주의 노동 정책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와 노동자들 사이에 갈등이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 줬다. “문재인이 해도 해도 너무 한다”, “정부의 거짓 위선을 깨야 한다”, “지금 싸워야 한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왔다.
특히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은 격한 분노를 드러내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서울 집회에서는 서울대병원, 한국잡월드 등의 대열이 인상적이었다. 정부·사측을 규탄하는 수십 개의 대형 팻말들을 들고 참가한 노동자들은 공공운수노조 위원장과 함께 연단에 올라 투쟁 연대를 호소했다.
한국잡월드 박영희 분회장은 분노에 차 절규했다.
“41명의 한국잡월드 조합원들이 피눈물을 머금고 오늘부터 청와대 앞에서 무기한 집단 단식에 돌입합니다! 도대체 누가 (사태를) 이렇게 만들었습니까? 사측이 자회사를 밀어붙이고 우리를 해고로 내모는 것을 알면서도, 노동부는 잡월드의 파행에 눈감고 있습니다.
“파업하고, 삭발하고, 단식하고 또 무엇을 더 해야 합니까? 정부는 어떻게 해야 우리의 얘기를 들어줄 것입니까? 촛불로 만들어진 정부가 어떻게 노동자들을 피눈물 나게 만들 수 있습니까!”
이날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들은 본사 앞에서 자체 집회를 열고 사측의 노조 불인정, 교섭 해태를 규탄했다. 노조는 이튿날부터 지역에서 대체인력 투입을 막는 현장 파업을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울산·광주·인천 등의 집회에서는 광주형 일자리, 구조조정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현대차와 한국GM 등 완성차·부품사 노동자들은 2~4시간 파업에 나섰다. 전날 하루 전면 파업을 벌인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이날도 7시간 파업을 했다. “반값 임금 나쁜 일자리, 광주형 일자리 반대한다!”, “조선업,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 중단하라!”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이날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 노동기본권 보장,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등을 위해 “담대히 투쟁해 나가겠다”, “2차, 3차 총파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기존에 잡힌 12월 1일 민중대회를 제외하면 아쉽게도 구체적 투쟁 계획은 제시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 불황 속에서 노동 개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지금, 민주노총 지도부는 사회적 대화에 연연하지 말고 투쟁 확대에 전력을 다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