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개정판 프랑스 ‘노란 조끼’ 시위:
문재인의 친구를 한발 물러서게 한 전투적 운동

현지 시각으로 12월 4일 오전,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수십만 명의 대중적 항의에 밀려 유류세 추가 인상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굴복한 것이다.
마크롱 정부에 일체감을 표현해 온 문재인 정부가 친기업·반노동 노선으로 우선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랑스 시위대의 강경하고 격렬한 투쟁은 한국에 사는 우리가 어떻게 싸워야 할지를 보여 준다.
이 기사는 12월 4일 밤에 처음 보도됐는데, 그 뒤 ‘노란 조끼’ 대변인은 정부 조처가 미흡하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12월 8일에도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기사를 일부 개정했다.
문재인이 각별히 동질감을 나타낸 중도파 대통령 마크롱을 후퇴시킨 노란 조끼 시위 ⓒ출처 Thomas Bresson

프랑스 전역에서 분출한 대중 시위가 12월 4일 정부를 물러서게 했다. 그러나 ‘노란 조끼’ 운동이 거대한 사회적 항의 운동으로 폭발한 지금, 정부의 양보는 너무 뒤늦고 부족한 것일 듯하다.

프랑스 총리 에두아르 필리프는 유류세 추가 인상 시행을 6개월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표는 12월 1일 노란 조끼 시위대 수천 명이 파리 도심에서 시위를 벌이고 도로를 점거해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후에 나왔다. 노란 조끼 시위라는 이름은 프랑스 자동차 운전자들이 의무적으로 차량에 구비해 놓아야 하는 형광 노란 조끼에서 따온 것이다.

정부 발표 뒤로도 많은 사람들이 SNS에 글을 남겨 유류세 인상 완전 철회, 임금 인상, 연금 개악 철회 등을 성취할 때까지 시위를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의 퇴진도 바란다.

12월 1일 경찰은 노란 조끼 시위대에 최루탄·물대포·섬광탄을 쏘고, 경찰봉을 휘두르며 시위 참가자들을 대거 연행했다. 몇몇 사람들은 경찰 폭력에 대응해 상점과 은행을 파손했다.

보건 노동자 앙젤리끄는 이렇게 말했다. “경찰은 짐승들입니다. 정부는 부자들 편만 듭니다.

“우리는 그들이 당해 마땅한 일을 했습니다. 파리를 쑥대밭으로 만든 것이죠. 그들은 너무도 오랫동안 우리 삶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같은 날] 니스, 스트라스부르, 마르세유, 렌, 보르도 등 여러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 국가는 야만적으로 대응했다. 12월 1일 [하루에만] 수십 명이 다치고 프랑스 전역에서 412명이 연행됐는데, 파리에서만 300명 이상이 연행됐다. 수백 명이 “예방구속”을 당했다.*

그러나 운동은 멈추지 않았고,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커다란 압력을 받고 있다.

유류세 인상에 반발해 시작된 이 운동은 이제 여러 다른 쟁점들을 제기하고 있다. 광범한 노동계급 사람들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어떤 지역에서는 파업 노동자들이 노란 조끼 시위에 동참했다.

대규모

12월 1일 [마크롱 정부의 교육 개악에 맞선] 학생 행동의 날이 열렸는데, 노란 조끼 시위가 벌어진 지역에서 가장 강력했다. 학생들은 12월 3일 월요일에도 학교 100곳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그중 20곳이 파리 교외의 노동자 거주 지역에 있는 학교였다.

12월 1일 높은 실업율에 항의해 조직 노동자 1만 5000명이 시위를 벌였는데, 이 노동자들은 노란 조끼 시위에도 결합했다.

파업 중인 구급차 운전 노동자들은 12월 3일 아침 보건복지부 건물 앞에서 집회를 벌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파리 국회의사당을 둘러싸고 도로 점거 투쟁을 시작했다.

파업 중인 구급차 운전 노동자 브라힘은 구급차 150대가 도로 점거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브라힘은, 정부의 의료 수송 재정 감축을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하기 위해 프랑스 전역에서 구급차 운전 노동자들이 파리로 모이고 있다고 했다. 브라힘은 이렇게 말했다. “노란 조끼도 우리와 함께해야 합니다.”

프랑스 정부는 이 반란을 “극좌·극우 시위꾼들” 탓으로 돌리려 애썼다. 그러나 시위 참가자의 압도 다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프랑스의 우파 성향 일간지 〈르 피가로〉는 노란 조끼 시위에서 연행된 사람들이 대부분 “20~30대의 노동자, 정비공, 요리사, 목수, 농부, 배관공”이라고 시인했다.

철도 노동자 피에르는 12월 1일 동료 다섯 명과 함께 파리에 와서 시위에 참가했다.

피에르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지지할 만한 진짜배기 노동자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려고 파리에 왔습니다. 이 시위는 대단합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생각해요.

“우리는 모두 올해 철도 파업에 참가했었습니다. 그 파업은 훌륭했지만, 충분치 못했어요.

“이제 [노란 조끼 시위를 보니] 마크롱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이 다수인 반자본주의신당(NPA)은 이렇게 입장을 밝혔다. “이 운동에 연대하며 운동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좌·우파 모두 운동에 영향력을 미치려 분투하다

노란 조끼 운동의 초기부터 여러 정치 세력들이 이 운동에서 득을 보려고 애써 왔다.

파시스트인 마린 르펜은 이 운동의 대변자를 자처했다. 하지만 르펜이 주장하는 분열적이고 인종차별적인 메시지는 대체로 거부당했다.

몇몇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이 운동의 투쟁성과 활력을 자신들이 주도하는 훨씬 매가리 없는 운동을 뒷받침하는 데 이용하려 했다.

그러나 노란 조끼 운동은 그 모든 세력들로부터 대체로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기성 정치와 수많은 노동계급 사람들의 관심사 차이가 워낙 커서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은 또 펼쳐질 수 있다.

[투쟁이 아닌] 선거적 방식이었지만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도 이와 비슷한 데가 있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운동이 왼쪽으로 일반화할 것이냐 오른쪽으로 일반화할 것이냐이다.

프랑스 좌파들은 이런 운동의 모순과 결점을 도도한 자세로 비평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이 [일반화]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없다.

운동의 능동적 일부가 돼야 한다.


혁명가가 파업을 호소하다

프랑스 최대 노동조합 연맹인 노동총동맹(CGT)은 노란 조끼 운동을 따라잡으려 애쓰고 있다.

처음에 노동총동맹은 유류세 인상에 반발해 11월에 시작된 노란 조끼 운동을 폄하했다.

이제는 “대중의 분노가 정당”하다며 “노동총동맹도 이 분노에 공감한다”고 말한다.

노동총동맹는 “공공·민간 부문 노동자, 구직자, 퇴직자, 고등학생, 대학생이 모두 모여 대규모 토론을 벌여 요구안을 논의하고 행동 계획을 함께 결정”하자고 호소했다.

노동총동맹는 “12월 14일을 전국적 대규모 행동의 날”로 정하자고 호소했다.

파업, 도로 점거, 대규모 시위를 확대하는 것이 그런 운동을 건설할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노동총동맹 지도자들은 진정한 저항을 고사시키는 일이 너무 잦았다.

12월 3일 반자본주의신당(NPA)의 지도자 올리비에 브장스노는 근본적 사회 변화를 향한 길을 닦기 위해 “수백만 명이 파업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마크롱은 퇴진하라!" 12월 1일 프랑스 렌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바리케이드를 설치한 '노란 조끼' 시위대 ⓒ출처 PA

이 기사는 영국의 반자본주의 주간신문 〈소셜리스트 워커〉의 편집자 찰리 킴버가 쓴 글을 국역한 것이다.

주제
이메일 구독, 앱과 알림 설치
‘아침에 읽는 〈노동자 연대〉’
매일 아침 7시 30분에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빠짐없이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