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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 대통령 조지 H W 부시, 살인마 범죄자의 사망

전쟁광이었던 조지 H W 부시 ⓒ출처 미 해병대

11월 30일 사망한 대량학살범 조지 H W 부시의 삶과 유산에 대한 아첨이 쏟아질 것은 뻔한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신물이 난다.

한 TV 방송은 사망 기사에서 부시가 평소에 “양말을 즐겨 신었다”고 했다. 부시의 강아지 설리가 장례식장에서 침울해하는 모습이 방송을 탔다.

이런 아첨이 쏟아지는 이유 중 하나는, 어느 누구든 도널드 트럼프보다는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에 대한 대안이 기껏해야 손에 피를 잔뜩 묻힌 골수 제국주의자에 지배계급 범죄자 계보를 이은 자라면, 그것이야말로 문제다.

부시는 동부 해안가 지역의 매우 부유한 기득권층 가문에서 태어났다. 부시의 할아버지는 은행가였고, 미국 골프 협회 회장을 지냈다. 부시의 아버지는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이었다.

부시의 정치적 경쟁자 한 명은, 부시가 금수저를 어찌나 꽉 물고 태어났는지 “쇠지렛대를 써도 뽑아낼 수 없을 지경”이라고 비아냥거렸다.

부시는 정치적 “이상주의 나부랭이”를 조롱했다. 부시는 냉소적인 지배계급의 정치를 구현했다. 1964년 텍사스주 상원의원 선거에 처음 출마했을 때 부시는 자유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흑인에게도 투표권을 보장하는] 시민평등권법 제정에 반대했다.

부시는 미국 남부에서 민주당 기반을 갉아먹고자 인종차별을 부추기는 공화당의 오랜 전략을 시행한 핵심 주체였다.

부시는 낙태권 쟁점에서도 여성의 선택권을 옹호하는 기존 입장을 뒤집고 낙태권에 단호하게 반대해, 개신교 우파의 표를 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부시가 정치 활동 기간 내내 많은 여성을 성적으로 괴롭혔다는 혐의가 최근 제기됐다.

공화당 소속 대통령이자 범죄자인 리처드 닉슨이 부시를 총애하고 밀어준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부시는 미국 중앙정보부 CIA 국장 재임 시절 ‘콘도르 작전’을 주관했다. 이 작전은 라틴아메리카 여러 나라에서 잔악한 우익을 훈련·무장시키고 후원해 좌파 정부들을 전복하고자 한 것이었다.

부시는 1986년 이란-콘트라 비밀공작에 대한 책임 추궁을 용케 피했다. 부시는 [당시 미국의 적국이었던] 이란과 무기를 밀거래해서 니카라과 우익 “콘트라” 반군을 지원한 일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나중에 부시는 관련자들을 사면해 줬다.

인종차별

더러운 인종차별 선동 끝에 1991년 대통령에 당선한 부시는 냉전 종식을 이용해 파나마와 이라크를 공격했다.

부시는 그 전까지 CIA가 후원하던 파나마 대통령 마누엘 노리에가가 끔찍한 마약왕들과 한패였다는 첩보를 명분 삼아 공격을 정당화했다.

그러나 사실은 노리에가가 니카라과 좌파 정부에 맞선 미국의 대리전을 단호히 치를지 의심됐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전략 요충지인 파나마 운하의 관리권이 파나마 정부에 넘어가기 전에 더 고분고분한 정부를 세우고자 했다.

‘사막의 폭풍 작전’(걸프전)에 관해 말하자면, 부시는 한때 미국이 후원했던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한 것을 징벌하겠다는 이유로 1991년 1월 이라크를 침공했다.

부시는 이라크가 중동 석유에 대한 미국의 통제력을 위협한다고 봤고,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 미국이 러시아의 보복 걱정 없이 무력을 휘두를 기회라고 봤다.

이 공격으로 이라크의 사회 기반 시설이 파괴됐다. 예컨대, 1991년 2월 미국은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공습 대피소를 폭격해, 이라크 민간인 최소 408명을 살해했다. 폭격 대상이 공습 대피소라는 것을 알고도 폭격한 것이었다. 미군은 항복하고 철수하는 이라크 군인 수만 명을 학살하기도 했다.

레바논계 미국인 언론인 조이스 체디악은 이렇게 말했다. “미국 비행기들은, 행렬의 선두와 후미 차량을 공격해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멈춰선 행렬에 맹공격을 퍼부었다.

“미국인 비행기 조종사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독 안에 든 쥐에 총질하는 격이었습니다. 100킬로미터에 이르는 해안 고속도로 구간에서 이라크 군은 옴짝달싹하지 못했습니다. 불에 타 뼈대가 앙상하게 드러나고 시커멓게 그을린 자동차와 사람의 행렬이 100킬로미터 가까이 늘어져 있었던 거죠.’”

부시는 “법질서 대신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고 강자가 약자의 권리를 돌봐야 하는 세상”에 “새로운 세계 질서”를 세우겠다고 떠들었다.

부시는 이 말을 더 간단하게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미국이 새로운 기준이다. 우리 말이 곧 법이다.”

부시가 재임 중 마지막으로 한 일은 소말리아에 미군 2만 8000명을 파병한 것이었다.

부시는 자신이 속한 계급에 충실하게 행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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