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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집회:
정부의 이주노동자·난민 희생양 삼기에 항의하다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을 이틀 앞둔 12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2018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전국공동행동’이 열리고 있다 ⓒ조승진

12월 16일 ‘2018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전국공동행동’이 서울, 대구, 부산에서 열렸다. 12월 18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이주노동자의 날’이다. 이를 전후해 이주노동자들과 연대 단체들은 매년 이주노동자들의 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집회와 문화제 등을 열어 왔다.

올해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수도권 행동’은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이주공동행동, 민주노총이 공동 주최했다. 영하의 날씨에도 이주노동자들과 연대 단체들 약 70명이 참가했다.

정부는 얼마 전 ‘체류 조건과 관계없는 이주자 권리의 보호, 노동 시장에 대한 차별 없는 접근 허용’ 등의 내용으로 알려진 유엔이주협약에 참여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은 이것이 생색내기일 뿐임을 드러낸다.

참가자들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이주노동자들에 관한 법과 제도는 시간이 갈수록 나빠지고”(이주노조 우다야 라이 위원장) 이주노동자를 일자리를 뺏는 존재,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것을 규탄했다.

한 이주노조 조합원은 자신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증언했다.

“새벽 4시30분에 일을 시작해 저녁 7시까지 계속 일해야 한다. 점심시간도 일정치 않다. 100시간 정도 잔업을 했는데 잔업수당도 제대로 주지 않는다. 월급날이 다가오면 사업주가 와서 괜히 뭐라고 하고 욕을 한다. 다른 사업장으로 옮기고 싶다.”

그러나 이주노동자는 사업장을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 사업장 이동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고용허가제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고용허가제를 폐지하라는 이주노동자들의 오랜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이주노동자가 일한 만큼의 대가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최근에는 이주노동자 최저임금을 삭감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민주노총 봉혜영 부위원장은 이처럼 이주노동자를 공격하는 것이 내국인 노동자에게도 해롭다며 민주노총이 이주노동자를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일 약한 고리인 이주노동자 최저임금을 삭감하고 지역별, 영역별, 산업별 차등 지급을 하겠다는 계획을 암암리에 세우고 있을 것이라 추정된다. [전체 노동자 최저임금 삭감 시도의] 첫 번째가 이주노동자 최저임금 삭감이다.”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을 이틀 앞둔 12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2018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전국공동행동’이 열리고 있다 ⓒ조승진

또한 정부는 지난 8월 건설현장 단속으로 미얀마 노동자가 추락사하는 사건이 발생했음에도 10월부터 단속을 강화했다. 그 결과 태국 이주여성노동자가 단속을 피하려다 4층에서 추락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참가자들은 “불법인 사람은 없다”는 대형 현수막을 펼치며 단속에 강력히 항의했다.

이주노조 마문 수석부위원장은 단속 강화가 전체 이주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 찍고 위축시킨다고 지적했다.

“등록이든 미등록이든 이주노동자는 한국 사람들이 안 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이 기피하는 가구공장에서 먼지 먹으면서 일 한다. 한국 정부는 이를 알고도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범죄자로 지목한다. 3개월 전부터 지하철에 ‘불법체류 외국인 신고하라’는 광고가 올라온다. 사람들이 [외모만 보고] 내가 비자 있는지 없는지 어떻게 알겠나?

“미등록 문제는 단속으로 해결할 수 없다.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해야 한다.”

한편, 올해는 난민이 큰 이슈로 떠올랐다. 정부는 난민 혐오 세력의 주장에 동조하며 난민 인정을 더 어렵게 하는 방향으로 난민법을 개악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재 국회에는 난민법 개악안 8개가 발의돼 있다. 정부는 제주 예멘 난민 481명 중 단 2명만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339명에게 인도적 체류 지위를 부여했다. 인도적 체류 지위는 1년짜리 체류만을 허용할 뿐이다.

이날 집회에서는 난민의 열악한 현실에 대해 이집트 난민이 직접 쓴 글이 대독됐다.

“[난민신청자에게 주어지는] G-1비자 체류기간이 3개월에 한 번씩 갱신된다. 이것은 난민신청자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한하는 결과를 낳는다. 고용주는 안정적인 체류자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난민신청자들은 대체로 위험하고 오랜 노동 시간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어 공부를 할 시간이 남지 않을 정도다.”

정부는 난민들에게 안정적인 체류와 취업을 허용해야 한다.

일자리와 복지 부족 등의 책임을 이주노동자·난민에게 떠넘기려는 정부와 사용자들의 시도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을 이틀 앞둔 12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2018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전국공동행동’이 열리고 있다 ⓒ조승진
‘세계 이주노동자의 날’을 이틀 앞둔 12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2018 세계이주노동자의 날 전국공동행동’이 열리고 있다 ⓒ조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