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산업안전보건법은 크게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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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은 17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청년 노동자의 죽음을 언급하며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여당은 정부가 발의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법은 지난해 문재인이 약속해 올해 발의한 것이다. 외주화를 금지하고 원청 기업의 산재 예방·처벌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올초에는 청와대가 올해 집중 사업으로 국민의 생명·안전 지키기 3대 프로젝트(자살·교통사고·산재사망 대폭 줄이기)를 발표했다.
재계는 반발했다. 그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정부안은 국무회의 심의 과정에서 애초 노동계가 요구한 것보다 많이 후퇴했다. 핵심 취지인 외주화 금지와 사용자 처벌이 약화됐다. 현재 법보다 낫다는 이유로 정부 개정안을 지지하기가 머쓱한 이유다.
그런데 더 나은 관련 개정안들은 이미 20대 국회 초기에 많이 제출돼 있다. 총선 직후에 서울 구의역 참사가 벌어진 때문이기도 하다.
정의당 심상정, 고(故) 노회찬 의원, 민중당 김종훈 의원 등이 각자 법안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흔히 기업살인법이라 불리는 특별법들도 있다. 산재 사고를 기업의 살인 범죄에 준하는 것으로 보고 사용자를 처벌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산재 사고 예방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20대 국회 전반기 2년 동안 이 법안들을 환노위원장 권한으로 묵혀 온 장본인이 바로 지금 민주당 원내대표인 홍영표다.
정부안보다 정의당과 민중당이 내놓은 법안들이 훨씬 낫다. 그러나 진보정당의 법안들이 통과되려면, 태안 발전소 참사에 대한 항의 운동이 매우 강력해야 한다.
문재인도 책임 있다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반대는 단지 고용 형태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 기업이 비용 절감 명목으로 위험 관리의 책임을 아예 포기해 버리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다. 기업이 투자하기 싫어서 해당 업무에 정규직도 안 쓰는 것이다.
산업재해는 본질적으로 이윤 체제의 우선순위에서 비롯한 문제다. 이 체제의 수호자인 국가와 그 임무에 맞게 행정부를 운영하는 문재인에게 큰 책임이 있는 이유다.(확대경제장관회의에 거의 모든 장관들이 포함된 것은 행정부 전체가 임무의 초점을 어디에 맞추고 있는지 보여 준다.)
정부가 지난 1년 반이라도 안전을 우선하고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실제 추진하며 단속하고 명령했더라면, 적어도 태안화력발전소 같은 공기업에서는 참사를 방지하는 개선은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법 미비가 아니라 정부의 의지 문제였다. 따라서 이 쟁점은 (꼭 필요한 법들이지만) 입법 문제로 환원될 수는 없다. 광범한 대중 운동이 중요하다.
비정규직 철폐! 위험의 외주화 금지!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태안화력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故김용균 투쟁승리
1.19 전국노동자대회
1월 19일(토) 오후 2시 광화문광장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위험의 외주화 중단! 비정규직, 이제 그만!
청년 비정규직 故김용균 5차 범국민추모제
1월 19일 (토) 오후 3시 30분 광화문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