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9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예멘 난민에 대한 차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예멘 난민에 대한 인도적 체류 허가, 과연 인도주의적인가?’가 열렸다.
최근 정부는 예멘 난민 484명 중 고작 2명에게만 법적 난민 지위를 인정하고, 다수에게는 인도적 체류 허가를 부여했다. 인도적 체류 허가조차 받지 못한 예멘인도 56명이나 된다.
이 기자회견을 주최한 한국디아코니아와 ‘난민과 손잡고’는 정부가 예멘 난민들에게 “비인도적인 삶을 견디어 낼 것을 강요”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인도적 체류 허가 지위를 얻은 예멘 난민들이 직접 증언에 나섰다.
예멘 난민들은 무엇보다 “안전한 일자리”를 간절히 원했다. 정부는 인도적 체류자들에게 “비전문직종”에서만 일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난민들은 힘들고 어려운 단순노무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예멘 난민 A는 이렇게 말했다. “해 보지 않은 일을 하려니 어렵다. 일을 잘 못하니 이틀만에 쫓겨났다. 부당한 대우를 받았는데도, 말할 곳이 없는 게 가장 답답하다.”
예멘 난민 B는 “직업소개소에 가도 인도적 체류자라는 이유로 알선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고 “수수료를 내도 알선을 못 받거나 일주일 일하고도 임금을 못 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전쟁으로 예멘 경제가 파탄 났고 일자리를 구할 수가 없어 도망나왔는데 [한국에 와서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한국디아코니아 상임 이사인 홍주민 목사는 10월 말 경기도 오산과 천안에 쉼터를 열어 예멘 난민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홍 목사는 인도적 체류 허가가 “마치 태평양 한 가운데 구명조끼도 입히지 않고 떨궈 놓고 잘 살아봐라 견뎌 봐라 그러다 힘들면 어쩔 수 없다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한국 정부와 지자체가 차별과 무책임 대신 난민들이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