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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인권센터의 공익로펌네트워크와의 협약에 관한 입장

이 글은 2018년 12월 14일 난민인권센터의 웹사이트(nancen.org)에 게재된 것이다. 이 글은 본지 270호에 실린 ‘김앤장 등 로펌들의 난민인권센터 등 인권 단체 후원: “사회 공헌” 이름으로 추악한 기업 이미지 세탁하기’에 대한 해명성 글이다.  

난민인권센터의 해명에 대한 노동자연대 측의 재반론은 ‘난민인권센터의 ‘입장’에 대한 반론: 난민들은 스스로 싸울 수 있다. 노동자 대중의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 내는 게 중요하다’를 보시오. 

난민인권센터는 2017년 8월 로펌공익네트워크 소속 10개 법무법인과 2년간의 업무협약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법무법인의 사회적 물의로 인해 최근 본 협약에 대한 문제제기의 목소리를 확인하였습니다. 이에 난민인권센터의 본 협약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꼈을 모든 분들께 먼저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난민인권센터는 본 협약에 대하여 우려를 느끼는 점에 있어 깊이 공감합니다. 일부 법무법인이 자행하는 인권침해는 결코 난민인권과 동떨어져 있는 이슈가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난민인권센터는 앞으로도 일부 법무법인이 일으키는 사회적 물의와 인권침해에 침묵하지 않을 것이며, 향후 협약 유지에 대해서도 2019년 11차 총회와 운영위원회 등을 거쳐 엄중한 결정을 내릴 것임을 밝힙니다.

본 업무협약의 목적은 ‘한국 내 난민 신청자의 인권 증진과 권리 옹호’로, 난민인권센터(이하 ‘난센’)와 각 법무법인간의 재정지원과 난민소송 협력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업무협약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난센은 법률지원이 필요한 난민 신청자를 상담하고, 변호사 지원 필요 시 각 법무법인에 법률지원을 의뢰합니다. 이 때 각 법무법인은 난센이 의뢰하는 난민 신청자 사건을 지원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며, 한국의 난민 관련 법제도의 개선을 위해 협력합니다. 난센은 난민소송 수행 경험이 없는 변호사와 신청자 사이에서 사건 진행에 관한 자문, 통역, COI(국가정황정보조사) 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각 로펌은 월 평균 20만원 가량의 인건비를 지원하여 난센이 해당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난센이라는 중간다리 없이도 각 법무법인이 난민사건을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협약은 난민신청자가 법 절차 앞에서 필연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놓일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난민사건을 대리할 수 있는 변호사가 턱없이 부족한 한국의 현실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난센은 2009년부터의 활동을 통해 난민심사의 현실을 봐왔습니다. 불충분한 심사와 심사과정의 절차보장의 부재, 이의신청 과정의 유명무실함으로 인해 난민신청자는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법부 단계가 더욱 중요하고, 2009년부터 사법부 심사기회로부터 배제되고 있는 난민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법률지원과 소송연계를 노력해왔습니다.

난민법 시행 후 심사단계별 난민 인정률(`13~`17.12)

(단위: %)
연도 법무부 1차 법무부 2차*2 행정소송
2013년 0.8 1.5 1.7
2014년 1.3 3.7 0.07
2015년 0.6 1.2 0
2016년 0.2 0.1 0.04
2017년 0.4 0.4 0.08

소송에서 승소하여 난민지위를 인정받는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2017년 말 기준 행정소송을 통해 난민지위를 인정은 0.08%, 백 명의 신청자 중 단 한 명도, 난민지위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변호사를 구할 수 있는 여력이 되지 않는 대부분의 신청자는 변호사 조력 없이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후 세부 절차에 대한 안내도 없는 상황에서 신청자가 언어장벽을 넘어 자신의 사건을 스스로 소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소장부터 소송비용을 납부하라는 보정명령 통지서, 재판에 출석하라는 출석통지서, 법원의 판단을 적은 판결문까지 중요한 문서들이 오로지 한국어로만 되어 있어 절차를 이해하고 참여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변호사 조력을 받을 수 없는 신청자들은 자신의 난민사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알지 못한 채 패소결정을 받아야 합니다.

2015년도 중반부터는 난민사건에 대한 소송구조도 중단되어, 변호사 조력은 꿈도 꿀 수 없고, 과도한 소송비용을 부담해야 겨우 절차를 이행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현실로 인해 그 동안 신청자는 마지막일지도 모를 소송절차에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아까운 시간만을 허비해 왔습니다. 한국의 박한 현실을 알면서도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은 이 희망이 없는 절차에 자신의 삶을 기대야만 합니다.

특히 본 협약을 체결한 2017년은 소송절차 권리보장을 위한 자원의 한계와 소송연계에서 요하는 고강도 노동으로 많은 활동가들이 활동을 종료하는 등을 이유로 이미 몇 안 되는 난민법률지원 단체마저도 소송연계 활동을 중단 선언한 해입니다. 기존의 소수 공익변호사가 많은 난민사건을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이 한계에 달하고, 사법부심사 접근 통로가 시민사회에서조차 원천적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때, 난센은 공익활동의 시스템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법무법인들에게 이러한 난민소송의 현실을 전하며 사법부심사 법률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법무법인들과 협약을 맺었습니다.

난센은 향후에도 모든 난민신청자들이 정당하게 소송의 기회와 법률 조력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고 이를 확대하기 위한 작은 노력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그러나 협약을 맺은 일부 법무법인 등이 지속해서 정당하지 못한 일들을 저지르면서 난센과의 협약을 근거로 ‘이미지 세탁’을 시도한다면 이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협약의 지속 여부에 대해서는 2019년 2월 말에 있을 제 11차 정기총회를 통해 논의가 될 예정이지만, 이와 별개로도 계속하여 관련 법무법인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서는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시민사회와 계속해서 연대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