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영국 노동당 우파 의원들의 탈당 ─ 새로운 중도 정당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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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중도 정당이 등장하리라는 온갖 소문이 마침내 현실이 됐지만, 결과물은 정말이지 보잘것없다. 여태껏 노동당
그중에는 추카 우무나, 앤젤라 스미스, 루시아나 버거, 크리스 레슬리처럼 통상
하지만 이들이 탈당한 가장 큰 이유는 유럽연합에 대한 집요한 지지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코빈이 2차 국민투표를 지지하지 않는 것에 격분한다. 2차 국민투표 결정이 하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거의 또는 전혀 없는데도 말이다.
실제로 다른 노동당 우파들은 보수당 총리 테리사 메이의 유럽연합 탈퇴 협상 지지로 급선회해 왔다.
이번에 탈당한 의원들은 ‘4인방’
‘4인방’은 친시장·친유럽연합·친나토·반노조 성향의 중도 정당을 만들어서 “영국 정치의 틀을 깨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사회민주당이
거대 양당 중 한 정당이 분열하면, 다른 정당은 득표가 과반에 못 미쳐도 압승을 거둘 수 있다. 바로 이렇게 보수당 전 총리 마거릿 대처가 1983년과 1987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대처는 사회민주당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 사회민주당은 의석 수가 한 손에 꼽을 정도를 결코 넘지 못했고, 결국 자유당에 흡수됐다.
이런 선거 논리 때문에 블레어 지지파 의원 다수가 마지못해 노동당에 남아 있다. 보수당이 브렉시트 문제를 두고 쪼개지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이다. 메이는, 보수당이 극우적 분파부터 켄 클라크 같은 유럽연합 지지파까지 포괄하는 광범한 정당으로 유지되도록 꽤 의식적으로 애쓰고 있다. 이번에 노동당을 탈당한 의원들은 보수당 내 유럽연합 잔류파를 끌어들이고 싶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코빈의 행보
어떤 경우에도 이들의
블레어가 당대표이던 시절 그런 변화는 가속화했다. 블레어는 총리가 돼 신자유주의적·제국주의적 정부를 운영했다.
블레어의 후임 총리 고든 브라운 하에서 신노동당은 치명타를 맞았다. 브라운은 영국 경제를 2007~2008년 금융 공황으로 몰고 갔다.
블레어와 브라운은 시티오브런던
공황 이후 세계는 블레어와 그 친구인 미국 전 대통령 빌 클린턴 같은 자들이 부르짖던 “제3의 길” 시대와는 매우 다르다. 신자유주의의 실패가 낳은 불만이 만연하면서 중도 좌파 정당들은 잇달아 선거에서 참패했다. 지금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이탈리아 내무장관 마테오 살비니, 브라질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같은 극우파가 우위에 서 있다.
이번에 탈당한 하원의원 크리스 레슬리 — 레슬리는 잠시 동안 노동당의 예비내각 재무장관이었는데, 이례적일 만큼 어리석었다 — 는 코빈이 “유통기한 지난 이념”을 갖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그러나 사실은 레슬리와 그 동료들이야말로 유통기한이 지났다. 이라크 전쟁과
코빈은 수십만 명이 노동당에 입당하도록 매력을 줬으며, 2017년 총선에서 노동당이 2001년 이후 최다 득표를 거두게 했다. 코빈은 사람들이 지금 걱정하는 문제들에 대화를 걸었기 때문이다.
코빈은 긴축으로 삶이 유린당한 사람들에게 할 말이 있다. 코빈은 그저 미국 뒤를 따랐던 전임 정부들이 연이어 처참한 외교 정책을 펼쳐 왔던 데에 한결같이 반대했기 때문에, 스스로 정당성이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분석에는 불길한 함정이 하나 있다. 노동당을 탈당하지 않은 우파 의원들은 이제 코빈이 자기네 방향에 복종하라고 협박하려 들 것이다. 코빈이 그런 협박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 사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