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4일 이화여대의 사회복지학과 정영순 교수는 〈사회복지정책론〉 강의를 듣는 80명의 학생들에게 여성 국회의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자고 했다. 출석 체크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에 80명 전원이 저녁 5시에 국회의사당에 가야 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만난 것은 한나라당 여성 국회의원들뿐이었다. 또한 학생들은 정영순 교수가 미리 준비하게 한 꽃바구니와 “의원님 힘내세요” 라고 적힌 팻말을 들어야 했다.
학생 중 몇 명이 불만을 표했지만, 정영순 교수는 학생들 모두에게 한나라당 여성위원회를 홍보하는 데 쓰일 기념사진을 찍도록 강요했다.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교수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 동영상과 사진들을 ‘이대생과 한나라당 여성 국회의원들과의 만남’이란 제목으로 한나라당과 송영선 등 한나라당 여성 국회의원 홈페이지에 자랑스레 올려 놓았다. 이 사진들은 ‘한나라당 여성 파워 네트워크’를 홍보하는 데 또 사용될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여성차별에 반대하고, 전쟁에 반대하는 이화여대 학생들이 박근혜, 송영선 같은 자들에게 지지를 보내 줄 리는 만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