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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농협 안성물류센터 투쟁 승리:
단호하게 싸워 집단해고 철회시키다

화물연대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3월 31일 해고돼 한 달 가까이 투쟁한 화물연대 농협물류 안성분회 노동자들이 승리했다. 박노식 분회장은 “100퍼센트 고용 승계”라며 좋아했다.

국내 최대 농식품물류센터인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에서 농식품을 운반하는 노동자들은 농협물류의 지시를 받아 일하고 있다. 그러나 특수고용 노동자라는 신분에 묶여 노예처럼 부당한 처우를 참아야 했다. 관리자들은 배차를 유리하게 해 준다는 명목으로 돈을 빌리고 심지어 성접대까지 강요했다. 참다못한 노동자들은 화물연대에 가입해 투쟁에 나섰다.

현장에서 투쟁과 연대로 노동자성을 인정받는 일이 많아지면 법을 바꾸는 것도 쉬워진다 ⓒ이미진

사측은 화물연대에서 탈퇴하고, 앞으로 단체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굴욕적인 확약서를 강요했다. 노동자들은 굴하지 않고 투쟁에 나섰다. 그러자 사측은 3월 31일부로 조합원들을 집단 해고했다. 노동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자, 사측은 4월 5일 농협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폐쇄하고 다른 물류창고로 이동했다.

노동자들은 평택에 이어 용인 물류창고 앞에서 농성을 하고 몸에 쇠사슬을 묶고 결사 저항했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노조 할 권리가 정치 쟁점으로 부각된 상황이라 노동자들의 투쟁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4월 19~20일 이틀간 전국의 화물연대 확대간부 700여 명이 모여 연대 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노동자들이 물러서지 않고 투쟁하자 언론에 많이 보도되며 사측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졌다. 연대도 확산됐다. 전농경기도연맹이 지지 성명서를 냈고, 전국협동조합노조도 농협중앙회를 규탄하고 화물 노동자들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보권 화물연대 농협물류안성분회 조합원은 “농민단체인 전농과 전국협동조합노조가 지지하니까 사측이 많은 압력을 느낀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에 파업을 통해 화물연대를 인정받고 노동조건을 개선한 농협물류 평택센터 노동자들의 연대도 중요했다. 농식품 물류센터인 안성센터와 공산품 물류센터인 평택센터는 농협물류의 가장 중요한 거점이다.

결국 농협물류는 4월 26일 해고를 철회하고 노동자들을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편파적인 운영으로 노동자들의 불만을 자아냈던 배차 문제는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개선하기로 했다. 이미 3월에 합의한 5퍼센트 임금 인상과 장거리 수당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일괄 복직이 아니라 3개월 동안 15명씩 순차적으로 복직시키기로 한 점에 아쉬워하는 조합원들도 있다.

이번 화물연대 농협안성물류센터분회 투쟁은 사회적으로 특수고용 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이 쟁점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개됐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이런 상황을 활용해 현장에서 단호하게 투쟁에 나선다면 폭넓은 지지와 연대 속에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이런 투쟁들이 서로 연결된다면 정부와 사용자들로 하여금 노동기본권을 보장하도록 압박하는 목소리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이다. 화물연대 안성물류센터분회 노동자들의 승리가 값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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