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9일, 숙명여대 경비 노동자(간접고용 비정규직)들이 새 업체로부터 고용승계와 교섭권을 쟁취했다.
숙대 신규 경비 용역업체가 된 유베이스는 기존 경비 노동자들에게 3개월 수습기간을 두고 선별 채용하겠다고 밝혔었다. 또한 정년을 60세로 단축시키고 그 이후엔 촉탁직(단기계약)으로 고용하겠다면서 불안을 조장했다.
그러면서 노조와도 교섭도 할 수 없다며 무시하고, 노조 전임자에게 복귀 통보 문자까지 날리며 탄압했다.
유베이스는 이른바 ‘외부인 사건’에 대한 학생들의 불안감을 악용해 이런 공격에 나섰다. 나이 많은 노동자는 안전을 지킬 수 없다며 정년 등을 공격한 것이다.
이런 공격이 벌어지자마자 숙대 경비-청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즉각 항의에 나섰다.
열흘가량 아침, 점심에 학내 집회를 벌였고, 유베이스 건물 앞에서도 항의 시위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5월 9일 오후 3시에는 숙대 학내에서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합원들이 모여 큰 규모의 집회를 열 계획이었다.
그러자 압박을 받은 유베이스는 노동조합과 교섭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태도를 철회했다. 또한 모든 경비 노동자들을 고용승계 하기로 하고 선별 채용 방침도 철회했다.
원래 유베이스는 기존 단협에 보장된 정년 70세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60세로 후퇴시키려 했었다. 이에 대해서도 기존 단협과 근로조건에서 저하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유베이스의 변화한 태도에 숙대 학생들의 여론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숙대신보〉에는 유베이스의 행태를 비판하는 학생들의 반응들이 실렸다.
조득용 숙대분회 분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5월 9일에 대규모 집회를 한다고 하니까 학교 당국에서 아마 용역업체에 압력을 넣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학생들 사이에서 경비 노동자에 대한 불만 분위기도 있었지만 [유베이스 생각과 달리] 이 문제에서 의외로 학생들이 노동자들의 편을 들어주니까 물러선 게 아닌가 싶어요.”
사실 유베이스의 공격은 간접고용 하에서는 용역업체가 바뀔 때 기존 단협과 고용을 승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었다.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근본적으론 ‘진짜 사장’ 숙대 당국이 노동자들의 고용과 처우를 보장해야 한다. 또한 고질적인 경비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인원을 대폭 충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