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환경미화 조합원 사망 추모 결의대회:
“또 다른 죽음을 막기 위해 인력 충원, 노동조건 개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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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의료원에서 ‘환경미화 조합원 산재 사망 추모, 김민기 병원장 퇴진을 위한 새서울의료원분회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유가족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 새서울의료원분회(이하 새서울의료원분회), 서울의료원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故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 시민대책위(이하 시민대책위) 등에서 70여 명이 참가했다. 이 중 40여 명이 새서울의료원분회 환경미화 조합원이었다. 이들은 동료의 죽음을 비통해하며, 병원 환경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자신들을 “쓰레기 취급”하는 병원 측에 울분을 토해냈다.
유가족은 “아버지가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지 몰랐다. 그래서 더 죄송하다”라며 병원 측이 하루빨리 진상을 밝히고 진심으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현정희 의료연대본부장은 “서울시가 자랑하는 서울의료원에서 3년 동안 세 명이나 사망했는데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이런 병원을 서울시민이 믿을 수 있는 안심 병원이라 할 수 있겠는가?” 하고 비판했다.
“12일 동안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하다가 노동자가 사망했으면 병원장은 유가족에게 용서를 구하고 서울의료원 직원과 서울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는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의료연대가 끝까지 투쟁할 것을 밝혔다.
고인과 함께 폐기물 처리를 담당했던 조합원은 인력 확충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젊은 청년도 감당하기 힘이 듭니다. 그런 일을 고인은 병가를 사용한 동료 때문에 혼자서 12일 동안 했습니다. 그래서 몸이 좋지 않았지만, 사망 전날 퇴근 시간까지 꽉 채웠습니다. 도대체 왜 병가를 쓰는 사람 인력충원을 해주지 않는 것입니까? 팀장에게 1년 내내 요구했지만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왜 우리의 의견을 묵살하는 것입니까?
“우리가 일하는 곳은 지하로 환기도 잘 안 되고 매우 덥고 세면실과 화장실도 다른 층에 있습니다. 그래서 간이 세면실과 화장실 설치를 요구했지만, 병원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환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위험하고 더러운 것을 만지며 병원의 쾌적한 환경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데, 왜 병원은 우리를 쓰레기 취급합니까? 왜 우리를 인격적으로 대우해 주지 않습니까?”
조합원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또 다른 동료조합원은 병원장에게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사건은 인력충원 없는 과로사로 인재다. 간호사가 마음 편하게 근무할 수 없고, 가장 힘들고 하기 싫은 일을 열심히 하는 미화원이 과로사하는 병원에서 환자들은 안전할까요? 김민기 병원장은 더는 노동자를 죽이지 말고 사퇴하라.”
발언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고인이 근무하던 곳으로 행진을 했다. 고인이 근무지는 온갖 폐기물과 쓰레기가 잔뜩 쌓여 있는 지하로 환기와 환풍이 제대로 되지 않아 숨이 턱턱 막혔다. 참가자 중 일부는 숨쉬기가 곤란하다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사측이 근무지까지 쫓아와서 방해했지만 참가자들은 “무엇을 감추려고 못 보게 하느냐?”, “김민기는 유족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라”라고 외치며 항의했다.
김민기 병원장은 연이은 노동자 죽음에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 또 더 이상의 죽음을 막으려면 노동자들의 요구대로 인력 충원과 노동조건 개선이 필요하다.